김택수 메달 박탈 쇼크-국제탁구聯"라켓 고무풀 과다사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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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제43회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자단식 8강전에서 중국탁구의 간판 왕타오(王濤.세계2위)를 3-0으로 완파,파란을 일으키며 동메달을 확보했던 김택수(金擇洙.대우증권)가 고무풀의 허용기준치를 초과한 라켓을 사용,메달을 박탈당해 충격을 주고있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13일 톈진 셰라톤호텔에서 긴급 집행위원회와 소청위원회를 열고『한국의 김택수가 왕타오와의 경기에서 사용한 라켓에 ITTF가 허용한 기준치 이상의 유해 화학물질이 함유된 고무풀(본드)을 사용한 것으로 밝혀져 실격처리 한다』고 발표했다.ITTF 장비위원회는 12일 밤 金의 라켓을 검사한 결과 라켓과 고무판을 붙이는데 사용한 고무풀에서 기준치를 6배나 초과하는 유해물질(솔벤트)이 검출됐고 압수했던 金의고무풀 용기에서도 역시 같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13일 긴급 집행위원회에 이 사건을 회부했다.
장비위원회는 이날 집행위원회에『ITTF가 사용을 허가한 고무풀이라면 이들중 어느 것을 섞어 사용하더라도 기준치를 넘지 않게 돼있다』며『金이 ITTF가 허용하지 않은 불법제품을 사용한것이 분명하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김택수 본인은『12일 왕용강(王永剛)과의 16강전을 치를 때도 같은 라켓을 사용했는데 그때는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결과가 나왔다』면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탁구선수들이 나무로 된 새 라켓에 고무를 붙이기 위해 사용하는 접착 고무풀은 한국 국가대표팀의 전속社인 ITTF 공인의 버터플라이 제품을 비롯해 수십가지다.金은 버터플라이사의 페어첵과 독일의 쉴라 미케 제품을 혼합해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각 회사별로 약간씩 고무풀의 특성이 달라 선수들은 이들 제품을 섞어서 사용하기도 하는데 ITTF는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많이 포함된 제품을 제외한 12가지 제품에 대해서만 사용을 허가하고 있다.
한편 한국선수단은 즉시『김택수는 ITTF가 허가한 업체의 고무풀을 사용했을 뿐이므로 선수의 책임이 아니라 고무풀 생산업체들의 책임』이라는 내용의 소청문을 ITTF회장에게 제출한바 있다. 그러나 金은 중국과의 단체전 예선에서도 고무풀 문제로 한차례 경고받은 적이 있다.국제탁구계에서 고무풀 사용문제로 메달을 박탈당한 선수는 김택수가 처음이며 국내 선수중에서도 최초다. [톈진=金相于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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