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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기름 값’ 올랐나 내렸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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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김윤우(38)씨는 요즘 자가용 대신 버스를 이용한다. 휘발유 값을 감당하기 어려워서다. 김씨가 이용하는 주유소의 휘발유 값은 1월 L당 1650원이었으나 지난달 1700원을 넘어섰다.

사정이 이런데도 통계청 통계는 거꾸로다. 통계청은 지난달 휘발유 값이 1월보다 0.2% 내렸다고 밝혔다. 경유와 차량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도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허진호 통계청 물가통계과장은 “전국 150개 주유소를 직접 방문해 월 3회 조사를 했다”며 “우리도 이상해서 조사 결과를 재검토했으나 값이 내린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석유공사의 집계는 다르다. 지난달 기름 값이 올랐다는 것이다. 휘발유 값은 1월보다 L당 1.69원, 경유는 0.06원, LPG는 0.01원 올랐다. 지난달에 국제 유가도 계속 올랐다.

두바이유의 2월 평균가격은 1월보다 3.3% 오른 배럴당 90.1달러였다. 석유공사는 통계청보다 많은 1100개 주유소를 대상으로 가격을 조사한다. 전국의 주유소는 1만2000개다. 정진규 한국석유공사 국내조사팀장은 “같은 도시에서도 휘발유 값이 L당 최고 200원 차이가 나기 때문에 가능한 한 많은 주유소를 조사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 유가가 올랐고, 한국석유공사도 기름 값이 오른 것으로 파악하고 있고, 국민도 올랐다고 느끼는데 통계청만 ‘내렸다’고 하는 것이다. 통계청 조사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는지는 4월에 판가름이 난다. 정부가 실시간으로 기름값을 집계해 발표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실시간 가격 공개는 각 주유소의 카드 결제 정보를 이용한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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