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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貨 국내證市 대량유입 어렵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최근 서울지점 영업을 시작한 노무라(野村)와 니코(日興)증권사는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역외(域外)펀드(용어설명 참조)를 추진하고 있다.
이와 관련,올 하반기에는 역외펀드 방식으로 「엔」자금이 대량국내증시로 유입될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일고 있으나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기대는 시기상조다.일본자금이 들어올 여건은 아직 조성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현 제도에서 일본 투자가들은 국내주식투자의 매매차익에 대해 26.875%라는 높은 세금을 물어야 한다.
일본증권업협회가 한국의 증권거래소를 개인투자자가 투자해도 좋은 장소로 「지정」하지 않고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런 자본이득세(capital gains tax)를 피하는 한가지 방법은 한국과 이중과세방지협정을 맺은 나라에 역외 펀드를 만들어 이를 통해 우회적으로 한국주식을 사는 것이다.이렇게 본다면역외펀드방식으로 과세문제는 해결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일본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는 방대한 금융자산의 일부만 이 방식대로 움직여 준다면 국내증시에는 상당한 규모의 매수세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또한 일본 주가의 계속된 침체와 싼 금리때문에 일본투자자들이한국 주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노무라증권 서울지점의 이근장(李根長)조사부장은 『지난해 중국을 포함한아시아 각국에 투자해 큰 손실을 본 일본투자자 들이 아직까지는관망하는 편』이라고 말한다.더구나 지난해 다이와증권이 만든 대한(對韓)투자 역외펀드의 순자산가치(NAV)가 현재 공모가격을밑돌고 있는 형편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에 대규모의 일본자금이 몰려올 것으로 보는 것은 아무래도다소 성급한 결론이다.참고로 지난92년 증시개방때부터 올3월말까지 외국인 주식투자자금 순유입액중 일본계자금의 비중을 보면 극히 미미할 뿐만 아니라 해마다 줄고 있다.증시 개방 이후 연도별 또는 누계 어느쪽으로나 1%를 넘지 못했고 절대액으로도 개방이후 지난3월까지의 누계가 1천7백만달러(약 1백50억원)에 불과하다.
「역외(offshore)펀드」는 본국의 까다로운 규제나 세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다른 나라에 설립된 펀드다.말하자면 국적을세금없는 나라로 옮긴 펀드인 셈이다.
〈權成哲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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