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펀드매니저 슈퍼스타 마크 터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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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마크 터너.한때 투자전문회사 푸트냄의 펀드매니저 가운데 최고의 슈퍼스타로 각광받았던 그가 지난해의 저조한 투자실적으로 인한 고객들의 항의에 못 이겨 회사를 떠나고 말았다.
마시 앤드 매클레넌社의 계열회사인 푸트냄은 지난주 금요일 터너가 회사와의 철학적 차이와 투자실패등의 이유로 「쌍방의 합의에 의해」 사표를 냈다고 밝혔다.그러나 터너는 이에 대해 일체언급을 피하고 있다.
43세의 슈퍼스타였던 터너는 92년 푸트냄의 간절한 요청으로스커더 스티븐스 앤드 클라크社에서 푸트냄으로 옮겼다.
92년 9월 터너가 프랑스 남부지방에서 휴가를 즐기고 있을 때 푸트냄의 최고경영자가 직접 그를 찾아가 푸트냄의 국제 고정금리상품 투자부서의 책임자 자리를 맡아줄 것을 간청했던 것.터너를 스커더社에 빼올 때만 하더라도 푸트냄은 터너 의 영입을 큰 경사(慶事)로 생각했다.
그 결과 터너는 푸트냄에서 75억달러 규모의 채권펀드를 주무르는 큰손이 됐다.푸트냄이 터너를 삼고초려(三顧草廬) 끝에 모셔왔던 것은 그가 92년 스커더社의 국제 채권 펀드를 단번에 업계 수위로 올려 놓은 실력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 이었다.
그러나 화려했던 그의 명성도 투자세계의 냉엄함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모닝 스타 뮤추얼펀드誌에 따르면 94년 푸트냄의「국제 정부채권 펀드」는 수익이 9.9%나 줄었으며 이는 5.58% 감소한 업계 평균보다도 못한 성적이었다 .
터너의 부진은 지난해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었다.모닝 스타의 분석가는 푸트냄의 펀드가 지난 3년간 75%의 다른 채권펀드들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터너가 스커더社에서 쌓았던 명성을 감안하면 최근 그의 성적표는 기대에 훨씬 못 미치는 것』이라고 모닝 스타의 한 편집자는 말한다.
터너의 성적이 나빴던 것은 채권 펀드업계 전반의 부진에도 기인했다. 그러나 터너도 몇가지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일부 펀드매니저들이 그랬던 것처럼 터너 역시 美달러화값이 엔화에 대해 오름세를 탈 것이라는데 너무 많은 돈을 걸었던 것.실제 결과는 터너의 예상과 정반대로 나타났다.『엔화를 충분히 사 들이지 않은 것이 터너의 실책이었다』고 펀드매니저의 실적을 평가해서 고객의 자문을 받는 한 상담가는 지적했다.
이름을 밝히지 않은 이 투자상담가는 푸트냄의 고객들은 터너의실적에 분통이 터졌을 것이며 그들이 펀드매니저를 교체하도록 푸트냄에 압력을 넣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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