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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업>"301.302" 주연맡은 방은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2면

안정된 디자이너직을 박차고 험난한 연기세계에 뛰어든지 7년째.배우 방은진(30)은 지금처럼 연기가 두려울 때가 없다.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영화 『301.302』(박철수감독)가 지난 주말부터 관객들 앞에 선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영화에서 그녀는 탐식증에 걸려 마구 음식을 만들어 먹고 거식증 걸린 이웃집 여자에게도 권하다 끝내 인육까지 조리하는 처절한 여인역을 맡아 혼신의 연기를 보여준다.
89년 민중극단 단원으로 출발했으나 영화 경력은 『태백산맥』『말미잘』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태백산맥』에서는 청년단장 염상구에게 겁탈당하는 빨치산의 아내 외서댁역을 맡아 우수어린 눈빛으로 운명에 휩쓸리는 여인을 치밀하게 그려냈다.
영국 영화평론가 토니 레인스는 베를린 영화제에서 『태백산맥』시사후 『운명과 폭력에 눌린 채 남편에 대한 지조와 성적욕망 사이에서 갈등하는 가냘픈 여인의 내면을 놀랄만큼 섬세하게 표현했다』고 격찬했다.
하지만 대중의 갈채는 그녀를 비껴갔다.함께 출연했던 연극배우출신 김갑수나 정경순이 대종상 남우주연상.신인연기상등을 수상했지만 그녀는 거명조차 되지 못했다.이 비운을 이번 작품으로 씻어보겠다는 결심이 만만찮다.
국민대 의상학과 졸업후 디자이너로 출발했다가 1년이 못돼 그만두고 스스로 찾아든 길이기에 연기는 생명과도 같다고 말한다.
보다 많은 관객과 함께 할수있는 즐거움 때문에 영화출연을 시작했다는 그녀는 연극무대도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다.6월중 산울림극장의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에 출연해 연극무대를감격의 물결로 채워보겠다고 한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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