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ECS 국산화 성공-항공우주硏 玄용익 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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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사람 피부에 땀구멍이 없다면 체내에 과도하게 쌓인 열이 발산되지 않아 곧 혼수상태에 이를 것이다.
비행기에도 사람의 땀구멍과 같은 역할을 하는 장치가 있다.공기조절시스템(ECS)으로 불리는 장치가 그것이다.
비행기 역시 엔진에서 분출되는 고온.고압의 공기를 적절히 분산시켜야만 제대로 날 수 있다.
항공우주연구소(소장 洪在鶴) 현용익(玄容翊.항공추진기관연구그룹)박사팀은 최근 비행기의 땀구멍이라 할 수 있는 이같은 ECS를 국산화하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
이 ECS는 중.소형 항공기용으로 핵심부품인 압축기와 터빈의지름이 각각 10,15㎝가량이다.ECS제작에는 설계못지않게 높은 수준의 가공기술이 필요하다.한 예로 ECS터빈의 경우 5축(軸)동시 가공을 통해 제작돼야 하는데,5축 동 시가공이란 서로 다른 5개의 방향에서 절삭.연마등이 동시에 한치의 오차 없이 이뤄지는 것을 말한다.이런 고도의 절삭기술 등이 필요한 까닭에 ECS는 부가가치가 매우 높아 예컨대 10만원 값어치의 알루미늄합금을 터빈으로 가공할 경우 1백50배나 되는 1천5백만원 가량에 팔릴 정도다.한편 ECS는 군사기술의 보안을 위해서도 꼭 자력개발해야 할 장치.
玄박사는 『ECS는 특성상 부품등의 잦은 교체가 필요한데 외국에 이 부품을 주문할 경우 비행기의 주요 스펙(부품.제원등에관한 구체 명세서)을 모두 알려줘야 해 비밀이 유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玄박사팀은 삼성항공.천지산업 등과 함께 통상산업부 지원으로 올 연말 성능시험이 끝나는대로 국내 상품화는 물론 수출도 타진할 예정이다.
金昶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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