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전이 벌어진 1세트 내내 벤치를 지킨 로드리고는 2세트 현대캐피탈이 23-16으로 앞서자 코트에 들어왔다. 3세트 역시 잠깐 코트에 들어왔다가 곧바로 나갔다. 로드리고는 네 차례 공격을 시도했고 2득점에 공격성공률 50%를 기록했다.
“비싼 돈 주고 데려온 외국인 선수를 왜 쓰지 않느냐.”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에게 묻자 “급할 게 뭐가 있나. 일단 몸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브라질 국가대표 출신인 로드리고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프로배구 세리에B(2부리그)에서 뛰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8개월 가까이 운동을 쉬어 체중도 5~6㎏ 불었다.
그래도 외국인 선수는 외국인 선수였다. ‘맛보기’ 출전이었지만 스윙은 간결하면서도 빨랐다. 막아 내기 쉽지 않아 보였다.
로드리고의 풀타임 출전은 언제쯤일까. 김 감독은 “이번 주말에 선발 출전시키겠다”고 예고했다. 1일 삼성화재와의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에서다.
김 감독은 “전력을 감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전테스트’ 역시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리그 우승은 멀어졌지만 플레이오프를 거쳐 결국에는 삼성화재와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날 것으로 보는 김 감독이다.
한전을 3-0으로 꺾은 이날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의 레프트에는 송인석·임시형이 섰다. 그간 레프트를 봤던 후인정은 라이트로 제자리를 찾아갔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까지 ‘우승 청부사’였던 루니가 떠난 빈자리를 후인정으로 메워 왔다. 로드리고가 오면서 현대캐피탈은 지난 두 시즌 우승 때의 포메이션으로 돌아갔다. 천천히, 하지만 빈틈없이 준비하는 모습이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거둔 현대캐피탈은 17승9패로 2위 대한항공(19승6패)과의 승차를 2.5경기로 줄였다. 한국전력은 5연패에 빠졌다.
장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