水協 환차損사건이 남긴 교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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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방호(李方鎬)회장 등 경영진의 무더기 인책사태를 빚은 수협환차손 사건의 근본 원인은 「제도」보다「사람」의 문제에서 찾을수 있다.
직접적인 원인이 됐던 선물환 거래에 겁없이 뛰어든 담당 직원이나 李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웬만큼만 전문성을 갖추고 있었더라면 사태가 이 지경까지 악화되지는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선 손실을 감추는데 급급해서 분식결산이라는 범법(犯法)행위까지 저지른 수협 임직원들의 위기관리 능력 역시 수준미달이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엉성하기는 했지만 선물환 거래에 대한 내부통제 장치가 없었던것은 아니고,더구나 분식결산을 허용하는 제도도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같은 「사람」문제는 더욱 뼈아픈 것이다.
사람의 문제는 결국 사람으로 풀어야 한다.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라면 반드시 조합원이 아니어도 외부 전문가를 과감히 영입하는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6월 하순부터 발효되는 개정 농.수.축.임협법이전문경영인의 영입을 허용키로 한 취지를 살려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직선제 이후 농.수.축협에 대한 정부의 견제기능이 약해진 데대한 보완책도 어떤 형태로든 이번 사태를 계기로 마련돼야 할 것이다. 한편 수협은 보궐선거를 거쳐 후임회장과 경영진이 구성될 때까지 파행 운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경영진 공백 상태에서 당장 5월23일까지 보궐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후임 회장단이 과연 1백96억원에 달하는 손실.
인력.조직정비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그 다음 문제다.
〈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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