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락프로 MC "그얼굴이 그얼굴"-3명이 겹치기 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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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TV오락프로그램 진행자의 「독과점」 현상이 지나치다.
소수 인기 MC들이 KBS.MBC.SBS등 공중파 방송3사는물론 케이블TV의 오락프로그램을 거의 독식하다시피해 채널을 바꿔도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게다가 이들 MC들이 같은 프로그램의 공동진행을 맡는 경우도많아 시청자들의 식상감이 극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수의 겹치기 출연을 하고있는 대표적 인기 진행자는 김승현.
이홍렬.이수만등 3인.
이중 김승현은 봄개편과 함께 MBC『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와 『도전,추리특급』진행을 그만둔 대신 MBC『쇼!부부연습』과KBS2TV『토요일,7시가 좋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5월7일 첫 방송되는 SBS신설프로『특종,일요일』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3개 방송사에 모두 동시 출연하는 기록을 세웠다. MBC『일요일 일요일밤에』를 진행하면서 인기MC로 떠오른이홍렬 역시 MBC신설 『코미디채널 600』의 진행을 맡은데 이어 『토요일,7시가 좋다』와 『특종,일요일』을 김승현과 함께공동진행한다.
이수만의 경우 봄개편으로 지금까지 진행해오던 MBC『일요일 일요일밤에』와 SBS『당신이 특종』을 그만두었지만 김승현.이홍렬과 함께 『특종,일요일』의 진행을 맡는다.
이들 3명은 공중파외에 케이블TV 현대방송에서도 나란히 『이수만쇼』『김승현쇼』『이홍렬쇼』라는 제목으로 토크쇼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있다.
이처럼 일부 진행자의 겹치기.중복 출연이 심한 것은 이들 외에 이렇다할 MC가 크게 부족한 탓도 있지만 어떤 MC가 인기가 높다싶으면 타방송사에서 경쟁적으로 스카우트하기 때문이다.
이들 진행자 역시 무리한 겹치기 출연이 시청자들의 식상감을 불러와 결국 자신의 인기를 단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사실을잘 알면서도『방송사들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렵다』고 털어놓고있다. 제작진들 역시『능력있는 진행자를 한손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로 태부족한 현실에서 다소 무리가 따르더라도 프로그램 성공의보증수표가 되는 MC를 기용할수 밖에 없다』고 애로를 토로한다. 하지만 과열 MC 캐스팅은 결국 시청률을 끌어올리기위한 전략으로 방송사들이 한목소리로 외친 시청률경쟁 포기선언을 무색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방송관계자들은 프로그램 진행을 지나치게 연예인에 의존하기보다아나운서 인력을 전문MC로 육성하거나 새얼굴의 신인 발굴,양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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