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해명 수사에 치중한 '무기력한' 특검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노무현 대통령 측근 비리에 대한 김진흥 특검팀의 수사가 5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한달간 연장됐다. 60일간(1월 5일~3월4일) 이뤄진 1차 수사 실적이 신통치 않은 탓이다.

특검팀은 지금까지 최도술(구속)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추가 금품 수수혐의를 밝혀낸 것 외에는 특별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썬앤문그룹 문병욱(구속) 회장이 계열사간 내부 거래 방식으로 4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추가로 확인했지만 개인적인 비리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썬앤문측 돈이 정치권에 유입된 흔적은 없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나머지 의혹 사건에 대해서는 "근거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최도술씨가 지난 대선 때 부산 기업체 등에서 300억원을 받았다는 의혹과 썬앤문그룹이 95억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盧대통령 측근들에 줬다는 부분은 사실무근으로 결론냈다. 청주 K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씨가 자신의 살인교사 혐의를 내사 중인 김도훈 전 검사에게 압력을 넣기 위해 양길승 전 청와대 부속실장에게 4억9000만원을 줬다는 부분도 증거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특검팀의 핵심적인 수사 대상은 의혹 수준에 불과다는 것이 金특검의 설명이다. "특검팀이 해명성 수사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특검팀은 남은 기간동안 측근 비리와 관련된 사건에 대해 수사를 집중할 계획이다.

최도술씨가 기업체에서 청탁을 대가로 받은 돈이 얼마나 더 있는지,썬앤문그룹이 골프장 회원권을 사기 분양하면서 로비를 했는지 등에 대해 수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하지만 특검팀 내부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곁가지 치기식의 수사가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30일중 10일 가량이 수사 보고서 작성 등 '정리 기간'인 점을 감안하면 실제로 수사를 할 수 있는 날은 15~20일에 불과하다. 여기다 썬앤문그룹이 세금을 줄이는 과정에 盧대통령 측이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특검팀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특별한 성과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

金특검이 "가장 무기력한 특검팀"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남은 기간은 어떤 수사 결과를 내놓을 지 주목된다.

박재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