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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티야르·알바 ‘아카데미의 베스트 드레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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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할리우드의 최고 축제인 아카데미 시상식은 패션 경연장으로도 유명하다. 24일 밤(현지시간) 80회 행사의 베스트 드레서로는 여우주연상을 받은 마리옹 코티야르와 섹시스타 제시카 알바가 꼽혔다. 중앙일보가 국내 패션전문가 6인에게 의뢰해 분석한 결과다.

영화 ‘라 비 앙 로즈’에서 프랑스 명가수 에디트 피아프를 열연한 마리옹 코티야르는 샴페인색이 은은하게 감도는 장 폴 고티에의 드레스로 ‘할리우드의 여신’에 올랐다. 제시카 알바는 적포도주빛 마르치사 브랜드의 드레스를 입었다. 마르치사의 디자이너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조지나 채프먼과 케렌 크레이그다.

홍익대 간호섭 교수는 코티야르가 “신화에 나올 법한 인어의 모습이었다”며 “길게 늘어뜨린 목걸이와 드레스가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고 평했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임원묵씨는 “한쪽으로 넘긴 머리 모양이 자연스럽게 ‘S’자 곡선을 이뤘다”며 “혈색이 돌게 표현된 화장도 완벽했다”고 평가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마르치사의 드레스를 입은 제시카 알바는 허리선이 높은 ‘엠파이어 스타일’의 이 옷 덕분에 임신을 했음에도 배가 불룩해 보이지 않았다. 띠어리맨의 변성용 MD는 “알바의 건강한 피부색과 자줏빛 드레스가 잘 어울렸다”고 말했다.

올 아카데미에선 ‘레드카펫 위의 붉은색 잔치’가 벌어졌다. 63세의 헬렌 미렌도, 16세의 마일리스 사이러스도 붉은 드레스를 입었다. 슈퍼모델 하이디 클룸도 빨간 색을 택했다. 어느 해보다 화려하고 선명한 색상이 강세를 띌 것으로 예상되는 올 봄의 트렌드를 옮겨놓은 듯했다.

색은 강렬해졌지만, 머리 모양이나 장신구는 간결해졌다. 예전처럼 주름이 많거나 장식이 화려한 드레스 대신 별다른 무늬 없는 단색 드레스가 눈에 띄었다. 뉴욕 타임스 등 외신도, 본지 자문단도 전반적으로 ‘무난했다’고 평가했다.

‘최악의’ 드레서로는 신예 엘렌 페이지(21)가 뽑혔다. ‘주노’에서 고교생 미혼모를 연기한 그의 깜찍한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 드레스 때문이었다. 디자이너 양희민씨는 “헐렁한 검정 드레스를 입은 페이지는 어른들 파티에 가려고 애쓰는 중학생 같았다”고 혹평했다. LG패션 김병훈 팀장 역시 “특징 없는 검정 드레스에 올린 머리 모양이 너무 나이 들어 보여 특유의 매력을 가렸다”고 분석했다.  

강승민 기자

◇자문단=간호섭 교수(홍익대 패션디자인학과), 임원묵 원장(살롱 루즈), 김병훈 팀장(닥스 액세서리), 김봉법 스타일리스트, 변성용 MD(띠어리 맨), 양희민 디자이너(반달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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