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벼랑에선 日 정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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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본(日本)은 이대로 가도 괜찮은가.』 요즘 일본 신문이나TV를 보면 각계각층이 토로하는 장래에 대한 불안과 불만이 상당히 심각함을 실감하게 된다.「물과 안전은 공짜」라고 자부해 왔던 세계 제1의 치안,꺾일줄 모르고 줄달음쳐 이룩한 경제대국의 신화,그때 그때 적절한 지도자를 중심으로 뭉쳐 국익을 지켜온 이른바 和의 정치-.
이 모든 것이 한계에 부닥쳐 한꺼번에 무너져내리는듯한 위기감같은 것이 감돌고 있다.효고(兵庫)縣남부지진의 상처가 아물지않은 상태에서 연달아 터지고 있는 독가스살포등 다량살상사건,속수무책인 가운데 치솟기만 하는 엔高,대안부재(代案不 在)의 혼돈을 거듭하고 있는 정치리더십의 난맥상등….어느것 하나 손쓸 수없을 정도로 꼬여만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TV에서 『어쩌다 일본이 이 지경이 되었는가』하고 분통을 터뜨리며 점점 어려워만 가는 개인살림에 짜증내고 있다.
저명한 학자와 오피니언리더들은 『이대로 방치하면 일본이 21세기엔 「과거의 나라」가 되고 말것』이라는 경고와 함께 수치와 근거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누가 어떻게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인가.국가경영의1차적 책임과 의무는 정치인과 관료에게 있다.바로 이점에서 앞이 안보이는게 일본의 가장 큰 고민인 듯싶다.
전후 일본의 부흥과 비약적 발전을 주도해온 정치인.관료는 지금 국민들로부터 총체적 불신과 거부의 바늘방석에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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