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시장·대통령 모두 여기서 … 종로는 제2고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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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내외가 23일 가회동 자택에서 주민들과 다과회를 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 제공]

이명박 대통령이 23일 ‘이웃 사촌’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했다. 이날 오전 부인 김윤옥 여사와 함께 서울 가회동 자택으로 인근 주민 15명을 초청한 이 대통령은 40여 분간 차와 떡·과일을 함께 나누고 기념 사진도 찍었다.

그의 ‘가회동 살이’는 2006년 6월 시작됐다.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뒤 한옥 전셋집을 구해 들어간 게 가회동 자택으로 1년6개월여를 살았다. 한나라당 경선과 대통령 선거를 승리한 기쁨을 누린 집이기도 하다. 그래선지 이날 발언에선 가회동 자택과 주민들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그는 “잘못하면 인사를 못 드리고 갈 것 같아 오늘 모셨다”며 “한옥 마을에 사니 인심이 좋아 다 이해해 주셔서 고마웠다. 옛날 인정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발언은 이어졌다.

“여기 들어와서 살면 북촌 마을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왔다. 그런데 주변에서 여기 길이 좁고 뭐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이사 가라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그래서 사실 이사 갈 집도 알아보기도 했는데 떠나고 싶지 않았다. 사실 내가 종로하고 인연이 깊다. 회사도 여기 종로에 있고(현대 계동 본사), 종로에서 국회의원도 당선됐고, 서울시장 되고 난 뒤 시장 공관도 종로구 혜화동에 있었다. 시장을 그만두고 살 집을 구하는데 종로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제 이사 가는 곳도 여기서 가깝고…”라며 “(종로가) 제2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 대통령에게 “역사에 남는 좋은 대통령이 돼 달라”거나 “한국을 크게 도약시켜 그런 대통령이 가회동 출신임을 자랑스럽게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대선 기간에도 주민들에게 감사한다는 편지를 썼었다. 올 설날에도 떡국을 함께 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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