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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영화제 수상작 몰려온다-"애정만세""인생"등 개봉러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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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8면

이시대 최고수준의 영화를 국내서도 빠뜨리지않고 즐길수 있는기회가 열리고 있다. 그동안 관중동원에 실패하기 일쑤였던 예술영화가 최근들어 큰인기를 누리는 가운데 지난해 각종 국제영화제 수상작들이 4월말부터 5월중순사이에 잇따라 개봉,관객에게 폭넓은 영화감상의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이번에 개봉될 작품들은 94년 베니스 영화제 공동 그랑프리작 『애정만세』『비오기 전에』,94년 몬트리올 영화제 대상 수상작『전사의 후예』,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과 남우주연상을 받은 『인생』등이다.
지금까지는 국제영화제 수상작이라도 몇몇 흥행위주 작품을 제외하고는 『장사가 안된다』는 이유로 국내에 제대로 수입되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대부분 예술영화인데도 수상후 채 1년이 지나지 않아 속속 들어오게 된 것이다.특히 지난 2월의 베를린 영화제그랑프리작인 프랑스의 베르트랑 타베르니에 감독의 『라파(미끼)』도 발빠르게 수입돼 6월중 개봉될 예정이다.
영화평론가 이광모씨는 『관객취향이 고급화 추세를 보이는데 대해 영화수입업자들도 부응해 일어난 현상』으로 풀이하고 『앞으로해외 일급예술영화가 빠지지 않고 국내에 소개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서울도 뉴욕.파리처럼 전세계 우수작을 늘 대할 수 있는 영화환경으로 발전해가는 초기 과정이라는 해석이다.
이번 개봉작들은 평소 접하기 힘든 마케도니아.뉴질랜드.대만작품등으로 세계영화의 흐름 뿐만 아니라 나라마다의 독특한 분위기를느끼는 재미도 만만치 않아 최근 일고 있는 예술영화붐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애정만세』는 대만의 차이 밍량(蔡明亮)감독 작품으로 대도시중년여성과 젊은 남자들의 허무와 고독,그리고 사랑에 대한 갈망을 차분하게 그리고 있다.蔡감독은 할리우드나 홍콩영화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신선한 영화감각으로 대만의 뉴웨이브 감독 2세대로분류된다.실험영화풍의 영화임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다는 특징이있다. 『비오기 전에』는 우리에게 생소한 마케도니아의 밀코 만체브스키 감독이 만든 영화로 민족분쟁에 시달리는 옛 유고지역과런던에서 각각 이뤄지는 세편의 사랑이야기를 옴니버스식으로 구성했다.깔끔한 영상으로 비인간적인 전쟁과 한편의 시같은 순수한 사랑 이야기를 대비시켜 인간내면 이중성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뉴질랜드의 리 타마호리 감독이 만든 『전사의 후예』는 원주민 마오리족의 가정이 도시에 살면서 본래의 강인성을 잃고 몰락해가는 과정과 극복의지를 담고 있다.
『인생』(원제 活着)은 중국의 장이모(張藝謨)감독 작품으로 40년대부터 70년대에 걸쳐 변화하는 역사에 부대끼며 살아왔던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베를린영화제 작품상 수상작인 『라파』는 현대 청소년들의 꿈과좌절,그리고 비행을 한 살인사건을 통해 적나라하게 표현했다.
蔡仁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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