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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북카페] “체중에 집착하지 말고 허리둘레 관리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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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내몸 다이어트 설명서
마이클 로이젠·메멧
오즈 지음, 박용우 옮김
김영사, 416쪽, 1만5000원

온 국민이 다이어트 전문가인 시대다. 밥상을 앞에 놓고 칼로리를 따지고, 기초대사량이니 유산소운동이니 다이어트와 운동 관련 용어에 대해 떠드는 것도 진부하게 들릴 정도다. 적게 먹고 운동 많이하면 살 빠진다는 것, 그 누가 모를까? 그게 그렇게 쉬웠으면 누구나 몸짱이 됐을 터다. 그러나 뚱뚱한 사람만 자꾸 늘어난다. 그런데 또 다이어트 책이라니.

이 책은 그런 불리한 여건 속에 나왔다. 그런데도 저자들은 참 여유만만하다. ‘품위있고 우아하게’ 다이어트를 하란다. 그러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일반적 속설과 오해, 통념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뒤집는다. 대신 배고픔, 포만감, 지방 비축, 지방 연소에 관여하는 몸의 시스템을 설명하며 과학적으로 몸을 다스리라고 말한다. 잠깐 들여다보자.

음식과의 싸움은 의지와 삼겹살의 싸움이 아니다.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간의 전쟁이다. 따라서 우리는 뇌의 포만중추를 다스리는데 주력해야 한다. 이때 열쇠는 먹는 양이 아니라 무엇을 먹느냐에 달려있다. 일례로 견과류 등은 포만감을 느끼게 해준다.

또 우리 몸의 최대 적은 과당이다. 우리의 뇌는 액상과당(가공식의 단맛을 내기 위해 쓰는 원료)을 제대로 음식으로 간주하지 않기 때문이다.

갈증과 배고픔도 혼동하지 말라. 식욕 중추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위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갈증을 달래는 것이다. 몸이 원하는 것을 주려면 탄산음료나 술처럼 ‘텅빈 칼로리’(칼로리만 있고 영양소는 없는 것) 음료를 마시는 대신 물을 마셔라.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알콜은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렙틴 분비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체중에 집착하지 말고 허리둘레 관리에 집중하라는 것. 허리둘레야 말로 비만과 관련된 사망률을 반영하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이 책은 이미 『내몸사용설명서』로 호흡을 맞춘 뉴욕주립의과대학 마취과 마이클 로이젠 교수와 뉴욕 컬림비아병원 심장연구소 소장인 메멧 오즈박사가 함께 썼다. 상당히 과학적인 설명을 곁들였지만 다행히도(!) 재미있고 쉽게 읽힌다. 다이어트 운동 프로그램과 식단까지 실었다.

미국에서 이 책은 출간 즉시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이미 100만부나 팔렸다고 한다. 문득 궁금해진다. 미국인들, 콜라 섭취량 얼마나 줄였을까?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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