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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업 채산성 3년來 최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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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채산성이 3년 내 최악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4일 25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는 77로 1월의 80에 비해 3포인트나 떨어졌다. 이에 따라 제조업 경기실사지수는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경기실사지수는 100을 넘으면 앞으로의 경기를 좋게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채산성이 크게 악화됐다는 응답이 많았다. 기업인들이 꼽은 채산성을 나타내는 지수는 2월에 71을 기록, 69를 기록한 2001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았다. 2001년 이후 물건을 팔아도 손에 쥐는 돈이 가장 적게 느껴진다는 얘기다. 앞으로의 전망도 그렇게 밝지 않다. 3월 예상 채산성은 77을 기록해 앞으로도 채산성이 좋아질 것 같지 않다는 기업인이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기업인들은 지난해 9월 이후 제품판매 가격이 약간 오른 반면 원자재 가격은 큰폭으로 올라 채산성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지난해 9월의 제품판매 가격 수준은 91에서 지난 2월 102로 뛰어오르는 동안 원재료 구입가격 수준은 같은 기간 116에서 148로 크게 올랐다.

이 바람에 기업들의 자금사정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들이 꼽은 자금 사정 수준은 지난달 79를 기록해 1월의 86보다 7포인트 떨어졌다. 또 3월들어 자금 사정은 더 악화할 것으로 보는 기업인이 많았다. 기업을 경영하는 데 있어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가장 어려운 요인으로 꼽은 응답자가 29.1%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은 내수부진(26.4%), 불확실한 경제 상황(12.9%) 등의 순이었다.

한국은행 신창식 과장은 "2월까지는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바람에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악화됐다"며 "3월 들어서는 판매가격 상승과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답변이 지난달에 비해 소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희성 기자

◇기업경기 실사지수(BSI)란=기업인들에게 향후 경기 전망을 묻는 설문조사로 지수가 100을 넘으면 향후 경기를 좋게 보는 것을 의미하고,100을 밑돌면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하는 것을 의미한다.기업경기 실사지수는 채산성,설비 가동률,제품 제고·판매가격,원재료 구입가격 실사지수 등을 통털어서 나타내는 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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