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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중계>내륙水運 타당성 제2차 심포지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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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우리도 이제 운하(運河)를 가질 수 있는가.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 등 우리나라 주요 하천에 총 길이 8백㎞의 운하를 건설,새로운 내륙수운망을 만들자는 세종연구원(이사장 朱明建)의 주장이 의외로 큰 반응을 얻고 있다.학계.관계.언 론계 등 심포지엄에 참석한 각계 토론자들은 연구원의 「내륙수운구상」을 비효율이 한계에 이른 우리나라 국토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대안이라고 평가했다.
[편집자註] 17일 심포지엄에 토론자로 참가한 서울대 이기석(李琦錫)교수는 『지금까지 정부의 전유물(專有物)로 인식됐던 국토골격에 대한 연구를 민간연구원이 주도한게 우선 고무적』이라며 『계획대로 시행된다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다소 허황되게도 보일 수 있는 「내륙수운구상」제안에 대해 『아이디어에는 모두 찬동한다』는 입장을 보였다.일부 토론자의 세부적인 문제점 지적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토론의 방향은 계획을 보다 알차게 할 수 있는 제안의성격이 강했다.5천t급의 바지船이 서울 도심에서 떠나 도쿄(東京)도심에 직접 도착하고 서울~부산,서울~아산간을 교통체증없이자연을 즐기며 다닐 수 있는 꿈같은 미래를 가능한한 앞당기자는주장이 압도적인 것만은 분명했다.
「구상의 실현」과 관련,토론자들이 세부적으로 제기했던 가장 중요한 이슈는 단연「수량(水量)문제」.우리나라 연평균 강우량은세계 평균보다 높지만 계절적인 차이가 심해 여름에 강우(降雨)가 집중되고 겨울에는 비가 거의 오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됐다.
최대 홍수량과 최저 강우량의 비율인 하상계수(河狀係數)는 한강수계(水系)4백,낙동강수계 6백,금강수계는 1천이 넘고,영산강 수계는 2천이 넘는다.수운(水運)이 잘되고 있는 독일의 라인강은 18,미국의 미시시피강은 1백20 정도.즉 우리나라는 여름에는 홍수,겨울에는 가뭄인데 언제 수운을 하겠느냐는 의문이다.또 사행(蛇行)하천을 직선화하는데 따르는 문제,급경사 구간에 대한 문제등 기술적인 측면도 제기됐다.李교수는 탄천을 역류(逆流)시킬 수 있을 정도의 물을 확 보하는 방안에 특히 의문을 표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연구원측은『올해와 같은 가뭄만 아니라면 수량문제는걱정안해도 된다』며 지류(支流)를 막는 댐 또는 보조수원지 등으로 충분하다고 대답했다.
그 다음 제기된 이슈는 「환경문제」.골재를 파낼 경우 예상되는 하상(河狀)생태계 파괴,산을 깎아내리는 훼손,바지船이 야기할지도 모를 하천오염등 다양한 문제가 지적됐다.연구원측은 물론문제가 없다는 답변.그러나 역시 계속 검토해야 할 과제임엔 틀림없다. 8조원을 조달하는 방법,골재 판매만으로도 사업이 가능하다는 발표에도 토론자들은 의문을 표시했다.또 막대한 돈을 들여 운하를 만든다면 주운(舟運)뿐만 아니라 더 종합적인 방법으로 운하를 이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도로.철도등의 육로(陸路)물류기지와 해상물류기지를 연계하는 방안,운하를 고려한 토지이용계획이 필요하다는 점도 관심있는 토론내용이었다.
이 같은 세부적인 의문에는 보다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중론이다.문제는「누가 연구를 해야 하는가」다.여러 사람이 민간의 안(案)이지만 이젠 정부가 넘겨 받아 다양한 전문가를 동원,국토계획차원의 연구를 통해 결론을 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이미 정부도 「제3차 국토종합개발계획」에서 3대강 연계개발계획의 필요성을 제시한 바 있다는 점을 고려,이번 「국토계획수정」에 내륙수운 아이디어가 포함됐으면 한다.
陰盛稷〈교통전문위원.工博〉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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