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카드채 찬바람 물러가니, 채권시장 봄기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경기회복 조짐과 함께 카드채 문제가 진정되면서 채권 시장에 봄기운이 감돌고 있다.

장기금리 기준인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지난해 말 5%대에서 최근 4.7%까지 떨어지면서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지고 채권을 직접 사는 투자자도 늘고 있는 것이다.

펀드평가회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해 3~4%에 머물던 채권형 펀드의 연환산수익률은 최근 6~7%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부 펀드는 연환산수익률이 8%를 넘었다.

금리가 낮아지면 채권가격이 올라가면서 채권형 펀드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난다. 제로인 이재순 팀장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현상이 두드러지면서 국채 발행 물량이 쏟아졌음에도 불구하고 채권가격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 판매도 활기를 띠고 있다. 동양종금증권이 지난달 개인투자자에게 직접 판매한 채권 규모는 3842억원으로 지난 1월 2787억원에 비해 크게 증가했다.

대한투자증권도 개인에게 판매한 채권 규모가 지난 1월 191억원에서 지난달 449억원으로 2배 이상 늘어났다.

동양종금증권 김병철 금융상품운용팀장은 "예금금리가 연초보다 0.5%포인트 이상 낮아진 데다 주요 채권 발행 기업들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발표해 신뢰도가 높아진 덕분"이라며 "예전에는 투자를 꺼렸던 삼성카드.현대캐피탈 등 카드채와 현대건설.SKC가 발행한 회사채가 최근 잘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장외 채권 거래량도 전월보다 17% 이상 늘어난 2억1300만건에 달했다.

회사채 발행시장도 살아나고 있다. 지난달 회사채 발행액은 2조1900억원으로 2002년 11월 2조3000억원 이후 가장 많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1월과 비교해서는 무려 6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대우증권 김형기 연구원은 "경기회복.주가상승 등으로 금리상승 압박이 크지만 워낙 수요가 많아 채권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그러나 주말에 발표될 미국의 고용지표와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변화에 따라 금리가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