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정부와 비교해보니 … 새 정부는 ‘가방 끈’ 길어진 이순 내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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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이명박 정부의 초대 내각이 발표됐다. 그 면면들을 놓고 정·관계에서는 ‘다른 그림 찾기’가 벌써 한창이다. 5년 전 노무현 정부의 ‘라인업’과 비교하는 작업이다. 조각 결과를 분석하면 새 정부가 나아갈 길이 보인다는 판단에서다.

◇평균 연령 여섯 살 뛰어=18일 발표된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자와 15명의 장관 후보자의 평균 연령은 61.1세다. 최고령은 72세인 한 총리 후보자이고, 최연소는 54세인 정운천 농림부 장관 후보자다. 50대 후보자는 전체 16명 중 5명뿐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초대 내각은 훨씬 젊었다. 평균 연령이 55세였고 40대 장관 후보자도 3명이나 됐다. 특히 ‘막내’인 김두관 행정자치부 장관 후보자는 당시 44세였다. 최고령 후보자 고건 총리도 65세였다.

이처럼 첫 내각의 나이가 여섯 살이나 차이가 나는 만큼 새 정부는 앞으로도 패기보다는 경륜을 따지는 인사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이 당선인은 내각 발표 기자회견에서 “경륜을 첫째 조건으로 봤다”고 말했다.

◇전문가 비율 늘어=국무위원 후보자 16명 중 행정고시·외무고시·사법고시를 통틀어 고시 출신은 6명이다. 노무현 정부의 경우 초대 국무위원 후보자 21명 중 고시 출신은 7명이었다. 또 전체 후보자 중 석·박사 학위 소지자의 비율도 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81.3%)이 노무현 정부 때(76.2%)에 비해 높아졌다. ‘가방 끈’이 다소 길어진 셈이다.

이처럼 자격증·학위 소지자 비중이 커진 것은 ‘공인된 전문가’를 좋아하는 이 당선인의 인사 취향 때문이다. 16명의 국무위원 후보자 가운데 이미 장·차관급 자리를 지낸 인사가 6명이나 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지역은 분산, 학력은 집중=이명박 정부 초대 내각에서 영남 출신 비율은 25%다. 노무현 정부 초대 내각에선 38.1%였다. 반면 충청권 출신의 비율은 이명박 정부가 18.8%로 노무현 정부 때의 9.5%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된다. 총선을 앞두고 이 당선인이 지역 안배에 신경을 쓴 흔적이다.

하지만 출신 학교 측면에선 이명박 내각의 ‘수도권 집중현상’이 심했다. 이명박 정부 첫 내각 16명 중에는 지방대 출신이 없다. 대신 서울대 출신이 전체의 43.8%(7명)를 차지하고, 그 뒤를 연세대·고려대·이화여대 출신(2명씩)이 이었다. 나머지도 모두 수도권대 출신이었다.

노무현 정부의 첫 내각도 서울대 출신 비율이 61.9%(13명)로 높았지만 나머지에선 ‘학력 다양성’이 뚜렷했다. 고졸 후보자가 한 명 있었고, 지방대 출신도 14.3%(3명)가 입각했기 때문이다.

남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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