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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웨이브>금융산업의 "시스템 리스크"줄이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최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증대로 세계 도처에서 유수 금융기관의부실화가 확산되고 있다.한 젊은 펀드매니저의 투자 실패로 2백년 이상의 전통을 자랑하던 영국의 「베어링」이 도산했는가 하면,정부소유 은행인 프랑스의 「크레디 리요네」는 부실화로 정부지원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한다.
여기에서는 이러한 금융기관의 부실처리 과정에서 부각된 논점을소개하고자 한다.우선 80년대 후반 금융자유화의 확산으로 증권화 추세가 두드러지면서 일반적으로 투기의 대상이 되고있는 파생상품을 취급하는 투자은행의 「시스템 리스크」가 전통 상업은행보다 크다고 인식되어 왔다.즉 대형 금융기관의 도산이 다른 금융기관의 도산을 촉발해 결국 한 국가 전체의 결제체계가 위기에 몰리는 위험이,전자결제제도가 일반화되고 파생금융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투자은행의 역할 증대로 커지 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예대업무를 주로 취급하는 상업은행이 국제금융을 더욱엄격하게 감독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상업은행에 비해 투자은행의 시스템 리스크가 크다는 일반적인 인식은 앞으로 재고돼야 할 것 같다.투자은행은 파생상품의 투자 실패로 손실의 위험에 쉽게 직면하기는 하나 이를 처리할 유동성 조달도 같이 손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
그리고 손실의 규모도 일정 시점에서 분명했다.이러한 점 때문에 네덜란드의 INO은행은 약14억 달러의 손실이 확실한 베어링 인수 협상이 정부지원과 납세자의 부담없이 조기에 타결될 수있어 부실의 파급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판명됐다.
반대로 상업은행인 크레디 리요네는 정부의 과다한 규제와 간섭으로 인한 부실대출의 누적,부동산관련 투자의 실패,정부 소유로인한 은행 경영층의 도덕적 해이등으로 전통적인 예대업무 분야에서 1백30억 프랑의 손실을 기록했고 이 은행의 구조(救助)를위한 자본재구성에 프랑스 정부는 2백30억 프랑을 지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이 은행의 대출 형태로 자산계정에 숨어 있는 부실규모가 경제상황이 호전되지 않을 경우 시간을 두고 더 커질 가능성이 있어 그 손실 규모가 정확히 파악되지도 않고 있다한다.이에따라 이 은행의 정상화시기와 프랑스 전 금융기관으 로의 파급효과도 베어링의 경우와는 달리 확신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개방시대에 금융산업 내의 시스템 리스크를 줄이기위해 투자은행과 신상품에 대한 규제.감독을 강화하기보다는 금융기관 내의 예대부문과 투자부문간 업무차단장치를 설정해 은행의 투자부문이 실패하더라도 예금은 보호될 수 있는 소위 「내로 뱅킹(Narrow Banking)」제도를 도입하는 등 제도적 틀을 마련하는 것이 최근의 자유화.세계화 추세에 보다 걸맞은 정책당국의 대응이 될 것이다.
〈三星경제硏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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