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油價 冬高夏低 사라진다-계절별 수요 평준화가 최대원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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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원유의 동고하저(冬高夏低)가격패턴이 흔들리고 있다.
원유소비의 절대비율을 점하고 있는 지구 북반부의 겨울난방수요증가 요인등으로 4.4분기와 1.4분기의 유가(油價)가 강세를띠고 비수기인 2.4분기와 3.4분기 유가는 약세였던 것이 80년대까지의 계절적 가격순환 유형이었다.
그러나 90년대 들어 오히려 겨울철 유가가 약세를 보이는등 상식적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불확실성 시대」를 맞고 있다.
최근 석유개발공사가 84년 이후 10여년간 월별 국제유가변동추세를 분석한 결과 90년대 들어 두바이.브렌트.서부텍사스 중질유(WTI)등 주요원유의 계절적 가격특성이 사라지고 있다.
가령 두바이원유의 지난 겨울 현물시세 추이를 보더라도 90년대 이후의「겨울철 유가약세」경향을 여지없이 반영했다.지난해 7월 배럴당 16.40달러(월평균)로 연중 정점(頂點)에 이르렀다 하락세로 반전,12월 14.73달러의 저점(底 點)에 도달한 뒤 상승세로 돌아선 바 있다.
93년12월~94년2월 역시 월별 평균치가 배럴당 13달러 안팎으로 93년 봄.여름철보다 2~3달러 밑돌았다.이에 앞서 92~93년 겨울도 93년1월 15.20달러로 바닥시세를 기록하는등 겨울철 유가약세현상을 나타냈다.
이는 80년대의 「겨울철 강세」가격구조와는 사뭇 대조되고 있다.특히 국제원유시장 안정기였던 84~89년(86년제외)5년간계절별 유가변동 추이를 월별 평균해 보면 유가가 1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상승세를 보이다 5~11월 사이 점진적 하락세를보이는 「冬高夏低」현상이 두드러졌다.이러한 고전적 계절패턴이 사라진데 대해 분석가들의 해석은 다양하다.그러나 가장 흔히 거론되는 분석은 여행등 여름철 운송수요급증으로 계절적 원유수요변동폭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다.
국제에너지기구(IEA)자료에 따르면 79년 성수기-비수기간 세계석유수요 격차총량이 하루평균 5백만배럴 이상이었던 것이 84년 무렵에는 2백만배럴로 줄어들었고 90년대 들어서도 이정도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강력한 시장주도자가 없어지고 원유선물(先物)거래라는 위험회피(헤징)수단이 발달하면서 석유사들의 겨울대비 원유비축수요를 많이 감축한 점도 겨울철 유가하락의 원인이 됐다.
유개공측은 『70년대 유가를 쥐고 흔들던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결속력이 크게 약화돼 80년대 이후 원유수급이 시장기능에 크게 의존하게 된데다 80년대 후반부터 원유선물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면서 석유사들이 막대한 금융부담을 덜기 위해 재고를줄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선물시장 거래규모는 84년 15억배럴에 불과했으나 92년엔 2백10억배럴로 9년새 14배 가량 커졌다. 洪承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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