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로기쁨찾자>북서울中 여학생들 시립요양원 內申자원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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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올해 서울시내 중학 신입생부터 내신성적에 반영되는 학생 사회봉사활동이 본격화됐다.
30일오후 서울노원구상계동 수락산 기슭 서울시립노인요양원.평소 외롭고 쓸쓸하기만 했던 70명의 노인들은 뜻밖에 찾아온 북서울중(교장 盧基完)여중생들의 기특한 말과 재롱에 연신 웃음을터뜨린다.
오후2시50분쯤 요양원에 도착한 1학년6반 여학생 52명은 청소부터 시작했다.마당을 쓸고 화장실 물청소를 하고 침구들을 내다 털면서 처음의 어색해 하던 모습들은 어느새 말끔히 가셨다. 다음은「노인들 말벗 해드리기」시간.삼삼오오 짝을 지어 각 병실을 찾아간 학생들이 준비해온 사탕을 내밀며 말을 붙여보지만서툴기만 하다.노인들도 불쑥 찾아온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몰라 머뭇거렸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뿐.말문이 트이자 친할머니.친손녀처럼 바짝다가앉아 병세를 묻기도 하고 안마도 해드린다.시간이 좀더 지나자 박수를 치면서 노래를 함께 부르는 병실이 있는가 하면 어느병실에선 할머니들이 학생들이 건네준 용돈에 눈 물을 글썽이며 감격해하자 학생들도 따라 우는 바람에 잠시 울음바다가 되기도 한다. 2시간의 봉사활동을 마친 양찬미(梁讚美.13)양은『처음엔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몰라 어색했는데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즐거워하시는 것을 보니 무척 기뻤다』며『웃어른에게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되고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북서울중 학생들은 이날 정신지체아시설인 인강원과 한빛맹아원,북부.마들종합사회복지관에 각각 1개반씩 나가 청소.놀이.무의탁노인방문 등의 봉사활동을 벌였고 중랑천과 도봉산에서 3개반씩 휴지줍기등 자연보호활동을 했다.
매월 1,3주 목요일 6,7교시에 봉사활동을 펼 예정이라고 밝힌 이 학교 연구주임 정규춘(鄭奎春.52)교사는『봉사활동 대상기관 선정이 쉽지 않았으나 학생들이 기대 이상으로 관심을 갖고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 다행스럽다 』고 말했다.그러나 아직 학교에서는 봉사활동에 관한 준비가 미흡하고 사회복지시설도 이들을 받아들일 태세가 덜 돼 있어 학교마다 효과적인 봉사활동 프로그램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따라 송파종합사회복지관은 중학생 봉사활동을 돕기 위해▲노인가정방문.책읽어드리기▲장애아동 나들이 보조▲탁아놀이방 참여▲노인잔치 참여등 10개 봉사프로그램을 마련해 놓고 남.여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자원봉사자를 모집중이다.복지 관측은 4월1일 이들을 대상으로 자원봉사교육을 실시한뒤 10개팀으로 나눠1년간 지속적으로 봉사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金南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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