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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세 번째 인연 맺는 작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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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신임 주한미군 사령관에 월터 샤프(사진) 미 합참 합동참모본부장이 11일 지명됐다.

미 국방부는 버웰 벨 현 주한미군 사령관이 사임의사를 밝힘에 따라 지난주 후임자로 샤프 본부장을 확정짓고 금주중 이를 공식 발표할 예정이라고 워싱턴 소식통이 밝혔다. 미 국방부는 한국 국방부와 공동으로 발표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그는 주한미군 사령관 취임과 동시에 한미연합사령관, 유엔사령관도 겸직하게 된다.

샤프 지명자는 이달 또는 늦어도 3월 말까지는 미 상원 군사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인준을 받고 6월, 늦어도 7월 안에 한국에 부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벨 사령관은 그때까지 한국에서 직무를 수행하다 전역할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장인 샤프는 주한미군 사령관을 맡게 되면서 대장으로 진급하게 된다. 미군에선 대장에 오르면 여러 보직을 거치며 최소 6년은 근무하는 게 관례다. 게다가 그는 1996년6월~97년3월 한미연합사령관 및 유엔군사령관 인사 참모, 97년3월~98년10월 미8군 보병 2사단 부사단장을 지내며 2년5개월간 주한미군에서 근무한 한국통이다. 따라서 대장 진급 뒤 첫 보직인 주한미군 사령관을 장기간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일각에선 전시작전권이 이양되는 2012년까지 근무하며 이양과정을 지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전통으로 알려진 샤프 지명자는 미 육사를 졸업하고 74년 소위로 임관했다. 렌슬리어 공대(석사)를 거쳐 미 육군 엘리트 코스인 ‘워 칼리지’를 이수했다. 78년 대위, 85년 소령, 93년 대령을 거쳐 97년 첫 별을 달았고 2003년 중장으로 진급했다. 90년에는 기갑대대 지휘관으로 걸프전에 참전했다.

미 국방부는 애초 내년 1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퇴임시까지 벨 사령관을 유임시킬 방침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올해 8월 열릴 한미연합군사훈련(을지 프리덤 가드)이 전작권 이양을 전제로 한 것으론 처음 실시되는 만큼 미 국방부는 벨 사령관이 이 훈련을 지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달과 이번 달 잇달아 워싱턴을 찾은 벨 사령관이 “선참자라 전역할 때가 됐다”며 사의를 굽히지 않아 지난주 교체로 가닥이 잡혔다는 후문이다.

워싱턴 소식통은 “벨 사령관은 도널드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이 2006년 초 전작권 이양을 결정하면서 이를 실행에 옮길 지휘자로 발탁했던 만큼, 럼즈펠드가 퇴진하고 전작권 협상도 마무리된 현 시점에서 전역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 분석했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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