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69) 경기 성남 분당을 민주당 박인수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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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 분당을에서 도전하는 민주당 박인수(35)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은 17대 총선 후보자들 중 최연소 그룹에 속한다. 그는 “젊은 정치 신인들을 못 미더워 하는 시선들이 많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남들보다 젊기에 더 열심히 뛸 수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젊은 그들’이 도덕적인 우위에 있다는 주장도 폈다.

“정치를 하는 덴 물론 연륜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연륜이 곧 부패로 직결된다고 보는 게 요즘 세태입니다. 낡은 정치 관행과 타성에 젖지 않은 만큼 더 깨끗한 정치를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박 부위원장은 “이번에 당선되면 재선까지만 도전하고, 삼선이 유력하더라도 다음 사람에게 자리를 내 주겠다”고 밝혔다. “고인 물은 썪게 마련”이라는 게 이유다. 그는 또, 등원하면 “무엇보다 지방분권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밝혔다. 지방분권 쪽에서 전문성을 획득하기 위해 그는 한양대 지방자치대학원에 다니고 있다.

충북 충주 출신인 그는 87년 분당으로 이사해 지금껏 살고 있다. 2002년 6·13 지방선거 때 민주당 경기도지사 선대위 청년위원회 부위원장 겸 조직실장을 지냈고, 지난 대선 땐 민주당 노무현 후보 조직 보좌역과 청년유세팀장을 맡았다. 가수 신해철씨, 영화배우 명계남·문성근씨 등 연예인 운동원들과 김근태·신기남 의원 등 스타급 의원들이 주축을 이룬 청년유세단은 젊은 세대들이 몰리는 서울 대학로와 명동은 물론 서울의 주요 대학가를 돌며 젊은 층을 공략했다. 박 후보는 “아직도 그 때 기억이 생생하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통해 ‘신의를 잃어버린 시대’를 절감하고 있다”고 씁쓸해 했다.

야당들이 들먹이는 노 대통령 탄핵론에 대해선 그러나 “노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아직은 대통령을 믿고 싶다”고 말했다. 유보적인 입장이랄까.

▶ 박인수 민주당 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은 “청년 실업 문제를 풀려면 한편에서 일자리를 창출하는 다른 한편으로 장기적인 차원에서 이공계를 되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치에 무관심한 젊은이들의 세태도 꼬집었다. “사회를 향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의무와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이번 4·15 총선 때 꼭 한 표를 행사해 깨끗한 정치인을 뽑아 달라”고 호소했다. 사진=지미연 월간중앙 기자

한편 정치개혁 과제 중 가장 시급한 것으로 ‘정치자금 투명화’와 ‘완전선거공영제’를 들었다.

“정치자금의 흐름을 투명하게 만들려면 우선 제도적 장치를 제대로 마련해야 합니다. 정치뿐 아니라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기업의 투명성도 확보되어야 하구요. 정계·재계·시민사회단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정치자금과 제도를 주제로 광범위한 토론을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정치 신인으로서의 애로점을 묻자 “얼굴이 알려지지 않았을 뿐더러 알릴 기회조차 적다”고 호소했다. 무엇보다 “정치 신인과 현역 의원에 대한 선거법 적용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성토했다. 특히 그가 출마하는 분당 지역은 아파트 밀집 지역이라 전통적 방식으로 가가호호 방문하는 것도 녹록치 않다고 털어 놓았다.

“지역구 행사에 갔다가 단상 한 번 못 올라가보고 먼 발치에 우두커니 서 있다 올 때가 많습니다. 반면 현역 의원들은 마이크 잡고 몇 십분씩 얘길 합니다. 그러니 신인들이 인지도가 떨어질 수밖에요. 게다가 알려진 대로 의원들은 의정 활동을 구실로 의정보고회를 수시로 엽니다. 삼척동자가 보더라도 너무 불공정한 거 아닙니까?”

그는 그렇다고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라고 말했다. 인터넷에 강한 ‘P세대’의 강점을 살려 인터넷·TV·신문 등을 활용한 미디어 선거로 승부를 겨루겠다고 했다. 홈페이지·이메일링·모바일 등 첨단 매체들은 젊은 그에게 최고의 선거운동 도구들이다.

또 조직 동원이나 돈 선거는 절대 하지 않고, 법과 원칙을 지키는 ‘정정당당’ 선거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혹시 선거법을 잘 몰라서 위반하는 일이 있을지 몰라, 하루동안 선관위에 들어가 교육도 받았다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미필적 고의에 의한 선거법 위반에도 철저히 대비했다는 것.

그가 출사표를 던진 경기도 성남 분당을 지역은 중산층 강남 인구가 유입되어 만들어 진 신도시다. 그런 만큼 ‘개혁’보다는 ‘안정’을 바라는 성향이 강하다는 게 그의 분석. 그가 내세우는 구호도 ‘안정 속의 개혁’이다. 그는 ‘주가 하락’, ‘부동산 가격 하락’ 등 경기 동향에 민감한 중산층의 성향을 잘 보여 주는 곳이 이곳 분당이라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이와 더불어 쾌적한 환경에 생태계가 살아 숨쉬는 ‘푸른 분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첨단 기술과 환경 자원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대입니다. 이런 흐름에 맞춰 환경과 생태, 문화교육 등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우선 순위를 두려고 합니다. 쾌적하고 편리한 생활이 가능하도록 각종 편의시설을 확충할 거구요. 주민과 함께 하는 정치, 신뢰 받는 정치를 꼭 실현하겠습니다.”

주 진 월간중앙 정치개혁포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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