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례문 화재, 풍수·괴담 난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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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남대문 화재를 놓고 신비주의적 해석이 무성하다.

풍수지리는 서울을 관악산의 화기에 무방비로 노출된 도시로 본다. 관악산의 불기운을 누르기 위한 부적과도 같은 존재로 숭례문을 꼽는 이유다. 숭(崇)은 '높인다', 예(禮)는 음양5행 중 '불'을 뜻한다.

관악산 불에 대항하는 상징적, 인위적, 이열치열적 존재가 숭례문인 셈이다. 崇 자는 화염이 위로 솟구치는 꼴이기도 하다. 더욱 활활 타오르도록 여느 현판과 달리 '숭례문' 석 자를 세로로 써내렸을 만큼 불산 관악에 대한 두려움을 컸다.

이같은 풍수적 해석을 적용, 숭례문은 제 몫을 다 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경복궁·청와대로 꽂히는 관악산 화력을 방어하는 1차 방화벽으로 기능했다는 것이다. 숭례문이 없었다면 배후의 궁궐이 불에 휩싸인다는 풀이도 적어도 풍수 상으로는 가능하다.

건축사 조인철 박사의 설명은 숭례문 화재가 경복궁을 보호한 것일 수 있다는 강변에 무게를 싣는다. 조 박사는 "도로살을 직접 받는 터에서는 불이 나기 쉽다"고 전제했다.

이어 "조선시대에는 경복궁으로 직행하는 직살을 피하려고 T자형 도로를 닦았다. T자 도로는 남대문을 통해 중앙우체국 앞을 지나 종각으로 이어지다 종로에서 좌회전, 세종로로 연결됐다. 경복궁행 직살을 피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풀이했다.

이와 별개로 새 정권 탄생을 앞둔 '저주'라는 견강부회도 나돌고 있다. 기존의 청와대 엠블럼 속 쌍봉황을 없애려는 움직임이 남향을 지키는 주작, 즉 봉황을 진노케 했다는 설이다. 25일 국회에서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 엠블럼은 태평고(太平鼓)다. 봉황은 없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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