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예>할리우드영화 출연 소피 마르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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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프랑스 여인의 신비로운 아름다움을 대표하는 여성상으로 첫손에 꼽히는 여배우 소피 마르소(28).지난 93년 미테랑대통령의 방한때도 「미의 사절」로 동반했을 정도로 「프랑스적인 매력」의화신으로 사랑받고 있다.
그런 그녀가 최근 프랑스 영화계가 경멸해 마지 않는 할리우드영화에 출연했다.
배우 멜 깁슨이 감독.주연한 사극영화 『브레이브하트』(Braveheart)에 여주인공으로 출연한 마르소는 미국 개봉을 앞두고 파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영화는 현대인들에게 공감을 주지 못하는 위기에 빠져있다』며 『프랑스 영 화를 외면하는 관객이 늘고 있는데 이것은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프랑스 영화계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80년 『라 붐』으로 혜성같이 등장한 이래 15년동안 프랑스영화에만 출연하며 톱스타의 인기를 누린 마르소는 자신의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 『관객숫자가 설명해줄 것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프랑스는 물론 유럽전역에서 영화팬들은 날로 늘고 있으나 그들은 미국영화를 더 좋아한다.미국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대해 뭔가를 알려주지만 프랑스영화는 그런 진실을 다루기 싫어한다.프랑스영화는 너무 애정문제에만 매달린다.』 『브레이브하트』는 잉글랜드에 대항하는 스코틀랜드의 독립전쟁을 다룬 역사극.원치 않는 정략결혼의 희생양이 되는 비극적인 이사벨라 공주역을 제의받은 마르소는 고민없이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한다.
『돈과 명성을 얻고 난 후 나에게 남은 길은 두가지였다.하나는 프랑스에서 쌓아올린 성공을 토대로 편하게 사는 것이고 다른하나는 영화에서의 나의 한계에 도전해 보는 것이다.나는 후자를선택했다.』 그녀는 『앞으로 영어실력을 늘리는게 숙제』라고 말해 계속 할리우드 영화에 출연할 생각임을 비췄다.
프랑스 영화계가 미국영화 상영의 쿼터제를 요구하는등 할리우드에 대해 경계심을 높이고 있는데 대해 마르소는 『그것은 문화전쟁에서 이기는 방법이 아니다.자유시장의 정글에 정정당당히 맞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많은 프랑스 여배우들의 자유분방한 사생활과 대조적으로 금욕적인 생활을 하는 것으로 유명한 마르소는 『미국영화에 출연은 하지만 다른 배우들처럼 할리우드로 이주할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파리=高大勳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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