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한국판 장발장 韓電機工 취업보장에 검찰서 석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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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교도소 출소 33시간만에 다시 범죄를 저질러 일곱번째 교도소로 가야했던 한국판 장발장(本紙 8일字 23面보도)에게 정상적인 사회활동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지검 형사1부(李炅在부장검사)는 빵 사먹을 돈을 구하기 위해 남의 집 담을 넘다 경찰에 붙잡혀 절도미수 혐의로 구속송치된 김동희(金東熙.22.전과6범)씨에 대해 기소유예 결정을 내려 17일 석방했다.전과 6범이나 되는 피의자를 검찰이 기소유예로 풀어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검찰이 이처럼 관대한 결정을 내린데는 한 기업체의 숙식과 기술습득등 취업보장이 큰 힘이 됐다.
전력설비 정비.관리업체이자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전기공(사장 徐錫天)은 본지 보도를 통해 金씨의 딱한 사연을 알게된뒤 金씨가 수감중이던 서울중부경찰서와 서울지검을 찾아 나섰다.한전기공측은 金씨가 수감중 기능사 자격증을 3개나 따냈던 사실을 확인하고 그를 선처해주면 즉각 채용해 정상적인 사회활동이 가능하도록 돕겠다는 탄원서를 검찰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주임검사인 박찬홍(朴贊烘)검사는 金씨의 성장배경과범행동기등을 면밀히 검토,이번 범죄가 생존적 차원에서 이뤄진데다 구체적인 피해가 없고 한전기공측의 취업약속등을 고려해 기소유예키로 했다.
한전기공측은 이날 풀려난 金씨를 맞아『모범 사원과 의형제를 맺게해 연수원기숙사에서 함께 생활하며 건강한 사회인으로 적응할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본지 보도가 나간이후 본사와 검찰.경찰엔 한전기공이외에도 金씨를 돕겠다는 전화 가 많이 걸려왔다. 〈金佑錫.洪炳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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