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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정상문 청와대 총무비서관 1억원 받은 의혹 수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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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상문(62·사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국내 중견 해상 운송업체인 S해운으로부터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억대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1일 알려졌다. 검찰은 S해운이 국세청 고위 관계자에게도 로비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는 S해운 간부가 2004년 3월 정 비서관의 자택으로 찾아가 1000만원씩 묶은 현금 뭉치 10개를 여행용 가방에 담아 전달했다는 고발 사건을 조사 중이다. 고발은 정 비서관의 전 사위인 S해운 전 이사 이모씨가 했다고 한다. 정 비서관의 딸은 재작년 이씨가 사기 사건에 연루되자 이혼했다.

뇌물 공여 당시 S해운에 대해서는 450억원대의 소득 탈루와 비자금 조성 의혹이 제기돼 국세청이 세무조사에 착수한 상태였다. S해운이 정 비서관의 사위인 이씨를 통해 세무조사 무마를 부탁했다는 것이다. 국세청은 S해운에 대한 세무조사에서 탈루소득 220억원을 확인했지만 고발조치 없이 77억원을 추징한 뒤 사건을 종결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 비서관이 당시 전 사돈으로부터 생활비에 보태 쓰라고 전달한 돈가방을 바로 돌려줬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내부 조사에서 정 비서관이 그렇게 진술했고 검찰에서도 똑같은 주장을 한 것으로 안다. 사실 여부는 검찰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 비서관은 “사실이 아니므로 법적 대응을 하겠다”며 혐의 내용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박성우 기자

◇정상문 비서관=경남 김해 출신으로 노무현 대통령과 동향이다. 노 대통령과 2년간 고시 공부도 함께했다고 한다. 지방 7급 공무원 출신으로 2003년 서울시 감사담당관(4급·과장) 시절 청와대 총무비서관(3급)에 전격 발탁됐다. 청와대 밖으로 내보낼 인사가 있으면 조용히 불러 통보하는 악역을 담당해 ‘저승사자’로 불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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