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과 을의 ‘동거’ 손잡은 이마트와 풀무원 … 상품 개발서 판매까지 함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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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신세계 이마트와 풀무원이 상품 개발에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을 공동 추진하는 전략적 제휴를 했다.

이경상 이마트 대표와 남승우 풀무원 사장은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조인트 비즈니스 플랜(JBP)’ 협약을 체결했다. 상품을 기획·개발하는 단계부터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찾아보겠다는 취지다.

대형마트인 이마트는 매장의 고객 손길에서 파악한 세세한 구매 트렌드를 풀무원과 공유해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제안한다. 식품업체인 풀무원은 기술 개발과 제품 생산을 맡는다. 이렇게 나온 제품은 이마트에만 독점 공급된다. 마케팅·물류·재고 관리는 양사 공동이다. 풀무원은 지난해 이마트 매장에서 40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경상 이마트 대표는 “날로 소비자 취향이 까다로워지는 가운데 유통·제조 모두 윈-윈하는 생존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남승우 풀무원 사장은 “소비자 반응을 즉각 알기 힘든 제조업체의 취약점을 보완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JBP란 1980년대 미국의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가 3M·코카콜라·네슬레·존슨&존슨 등 제조 대기업들과 손잡고 선보인 제휴 방식이다. 제품 출시 이전부터 유통·제조회사가 함께 소비자 욕구를 읽어내 시장 전략을 수립한다.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비용 거품을 없애 품질 및 가격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이마트-풀무원 JBP 상품의 초기 컨셉트는 ‘웰빙’이다. 저칼로리·저염·저지방·저가를 뜻하는 ‘로우 4’에 초점을 맞춘 새 상품을 개발해 3월 출시할 예정이다. 상품가는 10%쯤 낮추는 게 목표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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