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남자만 출연시키나.
“여자들은 함부로 납치할 수 없지 않나. 게다가 내가 여자라, 꽃미남 얼굴 보며 편집하는 게 더 행복하다.”
-프로그램 이름이 독특하다.
“꽃미남이 뭔가 흐릿하고 아롱아롱한 사태에 처한다는 뜻이다. 아롱사태가 고기 부위인 건 나중에 알았다.”
-사회자 경험이 없는 힙합가수 미쓰라진(25)을 MC로 택했다.
“망가지는 걸 즐기는 성격이라 딱 맞았다. 검증된 MC보단 새 얼굴이 좋다.”
“어차피 대본 읽는 거 시청자도 뻔히 아니까 그냥 보고 읽으라고 했다. 대본도 미리 주지 않는다. 대본을 처음 보고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터지는 웃음이 좋아서다.”
-스튜디오 배경이 유치 찬란하다.
“프로그램이 4차원적이니 세트도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 오래전부터 1980년대를 지향하고 싶었다. 예고나 세트·의상·자막도 일부러 촌스러운 스타일로 골랐다.”
-왜 80년대인가.
“그냥 옛날 게 다 좋아 보인다.”
-어린 시절이 어땠기에.
“믿거나 말거나 혼자 책 읽는 시간이 많았다.”
-그 다음엔.
“중학교 땐 생각 없이 놀고, 고교 땐 음악 하고 싶어서 음악 공부했다.”
-놀았다는 건.
“땡땡이 치다 혼나기도 하고…. 담배를 중1 때 처음 배웠다. 거의 탈선지경이랄까? 고교 땐 공부도 했다.”
-학원은 다녔나.
“안 갔다. 수업 시간에 자고 쉬는 시간에 공부했다. 남이 가르쳐주는 건 체질적으로 받아들이기 싫었다. 내가 책 보고 스스로 배우는 게 더 쉬웠다.”
-대학은.
“성균관대 영상학과 나왔다. 어떻게 대학에 갔나 모르겠다. 내신은 최하위인데 수능은 잘 나왔다. 나 같은 사람도 대학 갈 수 있는 운 좋은 입시제도였다.”
-부모님은 걱정 안 하셨나.
“안 된다는 말씀을 안 하셨다. 대학 땐 힙합 댄서가 되고 싶어 밤새 춤 연습하느라 6개월가량을 나가 살다시피 한 적도 있다. 처음엔 걱정하셨겠지만 한계선은 안 넘어간다는 걸 아셨던 거다. 적어도 가출은 안 했다.”
-이경규의 몰카였다면 몰매 맞았을 내용이 많다.
“이경규 몰카의 핵심이 ‘속느냐 안 속느냐’라면, 우리 건 속든 안 속든 시트콤 같은 상황에 초점을 맞춘다. 엘리베이터에서 광녀(미친 여자)가 오줌을 싼다는 설정 같은, 공중파에서 다룰 수 없는 ‘또라이’같은 내용을 담고 싶었다.”
-광녀역으로 스태프가 나오던데.
“스태프가 연기하는 게 제일 재미있다. 컨셉트를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같은 돈이라면 스태프에게 연기를 시키고 용역을 불러 기술을 맡기는 게 더 효율적이다.”
-PD는 출연 안 하나.
“온 스태프가 데모해도 난 연기를 못 해 안 나간다.”
-눈 그림이 그려진 안경을 쓴 ‘피해자의 모임’은 누군가.
“비주얼 좋은, 즉, 몸매 안 되는 아이들을 골라 출연시킨다. 희망자도 많다.”
-도대체 꽃미남에게 무슨 피해를 당했다고.
“차였다, 고백했는데 쳐다보지도 않는다 등이다.”
-몰카 대상들이 하나같이 웃으며 넘어가더라.
“사전 조사 결과 방송 좋아하고, 성격 좋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또 얼짱들은 기본적으로 연예인 될 생각이 있다. 10대 사이에선 반 스타니까.”
-주 시청층인 10대에 소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철이 없어 굳이 노력 안 해도 10대 수준이다.”
-인터넷 어휘를 많이 갖다 쓰는데.
“무조건 다 다르게 하고 싶었다. 솔직히 국어 발전에 저해가 되긴 하지만…. 내가 10대가 아니라서 오히려 10대이고픈 욕구가 있나 보다.”
-1주일 내내 일하나.
“단 하루도 못 쉬고 스태프 모두 회사에서 숙식한다. 인간답게 살 수 없어 최근 AD와 작가를 추가로 뽑았다.”
-뭘 보고 뽑나.
“‘똘끼(독특하고 괴짜스러운 성격)’를 본다. 기술은 금방 배울 수 있지만 아이디어는 가르칠 수 없어서다.”
-똘끼를 확인하는 방법은.
“일단 비주얼(외모)부터 본다. 살아온 세월은 숨길 수 없으니까. 그 다음엔 아이템 회의에 참석시켜 정신세계를 확인한다. 독특한 사람을 선호한다.”
글=이경희 기자,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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