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의 대작 "까레이스키" 7일 막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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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불운(?)의 대작드라마 MBC 『까레이스키』가 7일 밤 막을내렸다.주인공 황인성은 시베리아에서 애인 김희애(남영)와 마침내 해후한뒤 함께 귀국길에 오르지만 고국땅을 밟지못하고 두만강변에서 한많은 인생을 마감했다.
이 결말은 94년 MBC의 최대야심작으로 집중조명을 받았으나『모래시계』돌풍에 직격탄을 맞고 저조한 시청률로 침몰해버린 드라마의 운명과도 흡사해보인다.3년간의 기획기간,30억원이 넘는막대한 제작비,김희애.차인표등 호화캐스팅,연인 원 1천여명의 출연진등 엄청난 외형과 러시아 유민사를 최초로 다룬 소재는 드라마왕국 MBC의 창사기념 특별기획치고도 상궤를 뛰어넘는 규모였다.시청자들은 낯선 러시아에서의 독립투쟁을 다룬 『까레이스키』보다는 광주.5共등 살아숨쉬는 현 대사와 정면승부한 『모래시계』에 압도적 관심을 보냈다.MBC는 극중반부터는 이념투쟁.인생유전등 원래 주제 대신 주인공들의 삼각관계를 부각하며 시청률살리기에 안간힘을 썼다.그러나 무리한 대본개작과 재촬영은 작가이상현씨가 『내 작품이 아니니 자막에서 이름을 빼달라』고 항의하는 소동만을 낳았다.더욱이 종영 직전 제기된 대본표절시비는 초라하나마 영예로운 마감을 준비하던 드라마에 아픈 흠집을 남겼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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