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ALESTATE] 저축은행 전세자금 대출 쉬워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금융감독원은 29일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을 산정할 때 1억원 이내의 임차보증금 대출에 대한 위험 가중치를 기존 100%에서 50%로 낮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저축은행 입장에선 전세자금 대출을 할 때 회계장부상 위험도가 크게 준다. 관련 상품을 만들고 보다 공격적으로 대출 확대에 나설 여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새 규정은 이르면 2월 말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금리 낮아지고 대출한도 늘 듯”=현재 전세자금 대출의 위험 가중치 100%는 주택담보대출의 두 배다. 자연히 금리도 높고 대출 한도도 제한이 있었다. 이를 주택담보대출 수준으로 낮추면 대출 금리를 낮추고 한도도 확대할 여지가 생긴다는 얘기다. 저축은행의 전세자금 대출 금리는 연 12~13%, 대출 한도는 1억원선이다.

이와 관련해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최근 주택 대출 시장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전세자금 대출이 틈새 시장으로 부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자금 대출 인기=지난해 주택금융공사가 무주택 서민의 전세자금 대출에 보증을 서준 금액은 2조5365억여원에 달했다. 전년에 비해 8045억여원(46.5%)이 늘어난 액수다.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지자 실수요자들이 주택 구입을 미루고 대신 전세 시장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청약 가점제와 분양가 상한제 실시로 집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무주택자들이 당장 집을 사기보다는 관망세를 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주택금융공사의 전세자금 대출 대상은 만 20세 이상 부양가족이 있는 세대주나 결혼 예정자들이다. 주택금융 신용보증기금을 통해 이들에게 보증을 서주면 은행은 담보나 연대보증 없이 전세자금을 대출해 주는 방식이다. 보통 보증 한도가 은행 대출의 9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 은행들의 전세자금 대출 규모는 2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전세 수요가 늘면서 전세값이 상승한 것도 대출 규모를 늘리는 데 일조한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1억원 미만으로 전세를 얻을 수 있는 아파트는 지난해 11월 118만3026가구로 전년 동기에 비해 9.24% 줄었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