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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미국대선] ‘제2 케네디’ 힘 받는 오바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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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막내동생이자 민주당 중진인 에드워드 케네디 매사추세츠주 상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 중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공식 지지할 것이라고 27일 뉴욕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이로써 유세기간 중 변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강조해 ‘제2의 케네디’라는 이미지를 쌓아온 오바마의 입지가 강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선 판도를 가름할 ‘수퍼 화요일’(2월 5일)에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험보다 변화의 리더십이 더 중요”=케네디 상원의원은 28일 워싱턴 아메리칸대에서 열리는 오바마 유세에 참석해 그의 손을 들어줄 예정이다. 케네디 상원의원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서 여러 차례 힐러리 후보를 지지하거나 중립 입장을 취해 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클린턴 전 대통령의 원색적인 인종 관련 발언 이후 오바마 지지로 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27일 직접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입장을 통보했다.

이에 앞서 26일엔 케네디 전 대통령의 딸 캐롤라인 케네디가 뉴욕 타임스에 오바마를 지지한다는 내용의 기고문을 냈다. 캐롤라인은 ‘내 아버지 같은 대통령’이란 제목의 기고문에서 “경험과 지식을 갖춘 후보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1960년(아버지 케네디가 당선됐을 때)처럼 이 나라는 변화의 리더십을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 아버지가 국민에게 불어넣어 줬던 희망과 영감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받았으며, 이것이 내가 오바마를 지지하는 이유”라고 오바마를 케네디 대통령의 정치적 후계자로 부각시켰다.

◇지지기반 확대되나=미 언론들은 오바마가 케네디가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새로운 힘을 얻게 됐다고 평가했다.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벗고 ‘변화’와 ‘희망’이라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이콘을 흡수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오바마의 지지기반이 더욱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오바마가 26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에서 흑인 유권자 80%의 지지로 압승한 뒤 흑인 표의 결집이 향후 선거 판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논란이 많았다. 케네디 의원의 지지 발언으로 인해 히스패닉계와 노조 표, 그리고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자까지 끌어들일 것으로 오바마 측은 기대하고 있다. 흑인과 히스패닉계는 역사적으로 투표 성향이 크게 달랐다. 60년 케네디 전 대통령의 당선 때도 히스패닉계의 지지가 큰 역할을 했었다.

◇맞불 놓은 힐러리=힐러리 측은 또 다른 케네디가 사람들의 지지를 공개하며 맞불 작전을 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남동생인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자녀(캐슬린·보비·케리)들은 “힐러리 후보가 대통령직 수행에 최적의 인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딕 체니 부통령의 딸 리즈 체니는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를, 멜 마르티네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은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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