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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 화학무기 폐기 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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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대량살상무기(WMD) 포기를 선언한 리비아가 27일 그 첫 조치로 화학무기를 폐기하기 시작했다.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부를 둔 화학무기금지기구(OPCW)는 26일 "리비아는 화학무기 장착을 위해 제작한 '속이 빈 폭탄' 3300개를 다음달 5일까지 모두 없애기로 했다"고 밝혔다.

OPCW의 사찰 전문가들은 이를 확인키 위해 현재 리비아에 체류 중이다.

이들은 폐기작업 기간 내내 현장에 입회하며 잔류 화학무기와 관련된 시설도 조사한다.

이달 5일 OPCW의 공식 회원국으로 가입한 리비아는 지난 20일 화학무기 보유 목록 내용의 일부를 전달했으며 폐기가 끝나는 다음달 5일 전체 내용을 다시 제출할 예정이다.

로젤리오 퍼터 OPCW 기술담당 사무총장은 "이것은 대량살상무기 폐기에 대한 리비아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매우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며 평가했다.

지난해 리비아는 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발생한 런던발 뉴욕행 팬암기 폭파 사건 피해 보상 발표와 대량살상무기 포기 선언 등으로 20여년 만에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서방세계와 극적으로 화해했다.

미국은 26일 리비아에 대한 여행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워싱턴에 리비아 대표부 설치를 허용했으며 자국 석유기업의 리비아 진출을 위한 협상도 허가할 계획이다.

한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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