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파 판정 서러움 씻고 올림픽 티켓 꼭 따겠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죽을 각오로 뛰어 올림픽행 티켓을 따고 돌아오겠다.”

 여자 핸드볼 대표팀이 29일 도쿄에서 열리는 올림픽 아시아 예선 재경기를 위해 27일 출국했다.

 선수단은 낮 12시쯤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해 곧바로 숙소인 도쿄 시내 호텔로 옮겨 짐을 풀었다. 하네다 공항 입국장에는 일본 방송국 취재진이 나와 우리 대표선수들의 움직임을 하나하나 카메라에 담는 등 뜨거워진 일본의 핸드볼 열기를 실감케 했다.

 지난해 8월 아시아 예선에서 중동 심판들의 노골적인 편파 판정으로 마련된 이번 재경기는 중동 국가들이 불참을 선언한 가운데 한국과 일본의 단판 승부로 펼쳐진다. 그래서인지 감독과 선수들의 각오는 비장했다.

 임영철 감독은 “어렵게 성사된 재경기인 만큼 있는 기량을 모두 발휘하고 죽는다는 심정으로 경기에 임하겠다. 올림픽 티켓을 꼭 따내겠다”고 다짐했다. 대표팀 선수 15명의 눈빛도 빛났다. “선수들이 정신무장을 단단히 했고, 차분함을 잃지 않고 있다”는 게 임 감독의 설명이다.

 대표팀 수문장이자 오성옥과 함께 최고참인 오영란(36)은 “최선을 다해 이기고 돌아오겠다. 역대 전적에서도 일본보다 우리가 앞서고 있는 만큼 자만하지 않는다면 무난히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3일 훈련에 합류한 해외파 선수들도 선전을 다짐했다. 최근 오스트리아 히포방크에 진출한 명복희(29)는 “세계선수권 등 국제대회에서 훨씬 많은 관중 앞에서도 당황하지 않았다. 일본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도 문제될 것이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핸드볼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에서 주연급 활약을 펼친 영화배우 문소리도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이날 선수단과 함께 출국했다. 민단홀에서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시사회가 현지 교민과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열려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한편 남자 핸드볼 대표팀은 28일 일본에 도착, 30일 일본과 재경기를 치른다.

장주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