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독립志士 기념사업 유명무실-사회적 무관심속 간판만 유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순국선열 기념사업이 겉돈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진 선열의 뜻을 기리는 기념사업회가 광복후 속속 조직되었으나 정부와 시민의 무관심속에 후손들이 간판만 유지해가는 형편이어서 선열들의 유품.자료조차 보관.관리부실로 멸실될 위험에 처해 있다.
◇실태=김상옥(金相玉).나석주(羅錫疇)열사 공동기념사업회는 84년 사단법인으로 등록했지만 기념관은 커녕 동상하나 세우지 못한채 서울서대문구미근동 식당건물 2층방 10여평을 빌려 간판만 유지하고 있다.
문화재 관리국은 12년전인 83년 서울종로구효제동 金열사 생가에 기념비를 세우겠다고 발표했지만 흐지부지된 상태다.
23,26년에 각각 종로경찰서.동양척식(東洋拓殖)회사에 폭탄을 투척,일제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金.羅열사는 광복 50년이 지난 지금까지 동상하나 남기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잘 운영된다는 백범기념사업회도 기념관 하나 없이 서울용산구효창동 10여평 전세사무실에 유품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장소 부족으로 중국정부와 광복군간에 오간 외교문서.사진등역사적 자료들은 국민은행 금고속에 보관중이다.
서재필(徐載弼)기념사업회는 독립공원안에 徐박사 어록비를 세우기로 했지만 예산부족으로 7년째 기금만 모으고 있고 운영자금 부족으로 후손인 서희원(徐希源)씨 집을 기념사업회 사무실로 쓰고있다. 단재(丹齋)신채호(申采浩)선생 기념사업회도 후손의 집에서 기념사업회란 명칭만 내걸고 있는등 대부분의 기념사업이 이름뿐 활동이 없는 실정이다.
◇문제점=선열기념사업회에 대해 뚜렷한 주관부서 없이 공보처.
문화체육부.보훈처등이 제각각 관련해오다 지난해 9월 국가보훈처기념사업기획과가 설립과 감독을 넘겨받았다.
그러나 보훈처는 공보처가 통보한 조만식.김상옥.나석주.윤봉길.김구.김창숙.안중근.이준.조명하.이범석.서재필.허방선등 12명에 대한 기본자료만 확보했을뿐 전국에 흩어져 있는 기념사업회의 현황파악조차 제대로 안돼 있다.
또 기념사업회는 영리기관이 아니어서 각계 찬조금등에 의존해야하지만 법인세법 시행규칙은 기업들의 지원금에 대해 세금감면을 해주지 않고 있다.
백범기념사업회 선우진(鮮于鎭)상임이사는 『선열들의 숭고한 뜻을 후손들에게 전달하고 자료의 유실등을 막기 위해서는 명실상부한 기념사업이 될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국민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郭輔炫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