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세장속 눈에 띄는 업종-블루칩.은행.저가제조주 높은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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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연이어 터진 악재(惡材)가 주식시장의 물줄기를 또다시 바꿔놓고 있다.작전주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중소형주 기피현상을 몰고온데 이어 베어링 브러더스의 파산은 외국인 선호종목에,상장사의부도위험은 재무구조 불량기업과 금융주에 상처를 냈다.주가를 끌고가는 환경요인으로만 본다면 어느 것 하나 성한 종목이 없을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에선 여전히「사자」가 몰려 거래규모가 활황장세에 버금가는 종목도 적지 않다.투매(投賣)에가까운「팔자」주문은 요즘 시장분위기로 보면 얼른 이해가 가지만「사자」는 주문을 내는데도 그만한 이유가 따르는 것 같 다.지극히 시계(視界)가 불투명한 속에서 주식을 사는 것은 용기만으론 결행하기가 어렵다.향후 시장에 대한 나름대로의 전망과 확신이 뒷받침돼야만 가능한 일이다.
시장전문가 사이에서도『이것이다』하고 자신있게 꼽는 종목은 없다.다 장단점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한가지 공통점이 있다면 실적을 중심으로 주가가 재편될 조짐이 엿보이고,주가가 먼저 내려 바닥 같은 것을 만든 종목이 한발앞서 반등에 나설 가능성이높다는 정도다.
요즘 장세에서 우선적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종목은 블루칩과 은행주,그리고 저가대형제조주.악재의 홍수속에서도 강인한 저항력을 보이고 있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고금리와 자금난 속에서도 부도가 날 염려가 없는 점도 돋보인다.지난해 11월초부터 석달간 내림세를 보여 주가가 바닥권이란 인식도 강하다.
시장의 체력이 빈약한 가운데서도 이들 대형주에「사자」주문이 몰리고 있는데 대해 한 시장관계자는『전종목이 5%가 내리면 종합주가지수가 8백85에서 8백40으로 떨어지게 되나 대형주의 경우 하한가 한번이면 족하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형주에 무게를 두고 있는 시장관계자들은 투자분위기가 다분히방어적이고 안전성을 중시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그런 관점에서 고가 低PER(주가수익비율)株나 낙폭이 충분히 커진 블루칩 소속 우선주도 눈여겨 보는 편이 다.반면 재무구조 취약주나 중소형 재료주는 최악의 경우 주가가 은행주 아래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주가의 하향차별화 진행 가능성도 예상하고 있다.
반면 중소형주에 관심을 두고 있는 측은 블루칩의 경우 베어링의 환매여부가 향후 관심사인데다 대기매물이 적지 않을 것이며,저가대형주는 주가가 오르면『싸다』는 메리트가 줄어들 것이란 단점을 지적하고 있다.덕산그룹의 부도같은 것은 금융 기관의 부실채권으로 이어져 금융주도 믿지 못하겠다는 반응이다.이들은 고금리 아래의 시장체력에 한계가 있는 만큼 투자심리가 어느정도 진정되면 아무래도 대형주보다는 실적이 뒷받침되는 중소형주 개별종목의 움직임이 가벼워질 것으로 보고 있 다.다소 공격적인 입장이다.시장기류가 어느쪽으로 흐를지는 아무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다만 시장접근이 방어적인 경우나 공격적인 경우나 양측 모두 실적과 재무구조에 따라 옥석(玉石)이 가려질 공산이 크다는 지적은 공통된 견해이자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許政九기자〉 ◇도움말 주신분=南元一 증권평론가.睦洋均 쌍용증권투자분석팀장.金知煥 동서증권투자분석과장.李斗遠 대우증권투자분석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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