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제단상>경제諜報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프랑스를 방문하는 미국기업인들은 「호텔방에 기밀문서를 두고 다니지말라」는 권고를 그들 정보당국으로부터 받는다.『프랑스 정보당국이 몰래 탐지해 그들 산업계에 넘겨주기때문』이라고 한다.
작년 여름 브라질의 「아마존 종합정찰시스템」 수주(受注)를 둘러싸고 미국과 프랑스간에 첩보전이 불꽃을 튀겼다.레이더와 위성및 컴퓨터로 아마존유역 삼림의 상태는 물론 불법 채광(採鑛).마약수송까지 입체적으로 탐지하는 14억달러규모의 하이텍 「꿈의 프로젝트」다.미국의 레이티언과 프랑스의 전자거인 톰슨이 맞붙었다.두나라 각료사절이 다투어 브라질을 방문하며 로비를 벌였다.경쟁 막바지에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프랑스측이 브라질정부관리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준 혐 의를 포착했다.미국관리들은브라질지도층에 「증거를 확보하고있다」며 CIA가 탐지해낸 프랑스측 금융조건과 같은 조건을 제시했다.클린턴대통령의 친서가 마무리를 했다.사우디에서의 항공기 수주전에 이은 프랑스측의 두번째 패배였다.미국 CI A의 「새로운 역할」을 상징하는 사건이다.美 국무부는 해외주재 대사(大使)를 임지로 보내기에 앞서 경제적 국익증진을 위한 훈련을 실시한다.기밀외교문서와 경제첩보간의 경계가 모호해진다.주일(駐日)미국대사관내 CIA분실의 「활동」에 일 본당국의 신경이 곤두서 있다고한다.
상무부안에 경제전쟁 「상황실」(War Room)을 만든 제프리 가튼 국제무역담당차관은 『자유무역은 문서상으로 고상하지만 현실의 세계시장은 이해관계와 권력정치,영향력 게임으로 뒤얽힌 진흙탕』이라고 말한다.크라이슬러자동차는 중국 광둥 (廣東)의 미니밴 공장건설계획을 상담막바지에 스스로 포기했다.핵심기술의 이전과 제3국에의 수출권리를 중국당국이 요구해 왔기 때문이었다. 기술 공방(攻防)은 갈수록 처절하다.정부가 은근히 도둑질을조장한다.라이선스제공을 강제화하고,합작투자때 핵심기술이전을 강요하는 「밀약」도 성행한다.눈앞의 시장에 혹해 핵심기술을 건네주는 것을 「매국」(賣國)행위로 간주,자체규제하자 는 주장도 고개를 든다.제품의 무단복제는 「아마추어 해적행위」며 교묘한 협박에 의한 기술 강도(强盜)가 더 큰 적(敵)이라고 한다.미국과 중국과의 「무역전쟁」,프랑스의 미국 산업스파이 폭로소동은「수면(水面)위의 싸움」이라고한다.스 파이 행위보다 「새삼 문제삼는 저의」가 더 주목받는 판이다.물 밑 싸움의 강도(强度)를 헤아릴만도 하다.
〈本紙칼럼니스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