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가는 民主 개혁모임-李富榮의장 사퇴 해체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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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 재야출신 의원들의 모임인 개혁모임이 해체의 위기를 겪고있다. 이부영(李富榮.강동갑)의원이 17일밤 정기 이사회에서의장직 자진사퇴를 선언한 것이다.그의 사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는『모임내 불협화음』을 들었다.그러면서『이는 개혁모임의독자적 영역이 쉽게 용인되지 않는 당내 사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개혁모임은 87년 대선(大選)당시 김대중(金大中)후보에 대해비판적 지지를 보냈던 평민연(平民硏)과 후보 단일화를 주창했던민련(民聯)등 두 개의 세력이 지난 92년7월 결성한 모임이다.출범 당시 내건 것은 깨끗한 정치와 민주당 내에서의「脫김대중세력화」였다.
그러나 각자의 정치적 이해타산이 달라 김대중 지지 여부를 놓고 매번 대립했다.
지난해말의 12.12기소촉구투쟁때 이기택(李基澤)대표가 주도하는 12.12 장외투쟁을 지켜보던 김대중亞太평화재단이사장은『원내에서 해결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그러자 李의원은『싸움터에나가는 장수의 투구를 벗기는 꼴』이라며 金이사장 을 정면 비판했다. 동교동계가 들고일어난 것은 말할 것도 없지만 개혁모임 내에서도 평민연 출신 의원들을 중심으로 李의원을 향한 비판이 고개를 들었다.그후 조기전당대회 개최여부를 놓고 李대표와 동교동측의 대립이 정점에 달할 무렵 개혁모임내 갈등도 구체 화됐다. 이 과정에서 평민연 출신인 임채정(林采正.노원을),김영진(金泳鎭.강진-완도),박석무(朴錫武.무안)의원등은 李의원에 대한노골적인 불만을 터뜨렸다.
『李의원이 소속의원들의 의사를 수렴하기보다는 자기 입장을 마치 전체의사처럼 공공연히 내세우고 있다』는 것이었다.당내 갈등이 마무리된후 이들은 李의원의 지도력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개혁모임을 탈퇴하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개혁모임의 20명의원중 평민연 출신 의원들은 8명에 이른다.
이들은 또 李의원의 사퇴도 직간접으로 종용했다는 후문이다.이 때문에 최근에는 모임 자체가 와해될지도 모른다는 얘기까지 돌았다. 결국 李의원은 지난 15일밤 6명의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자진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게 됐고,17일 열린 이사회에서 이를 공식화 한 것이다.
후임으로 평민연 출신의 이길재(李吉載.광주북을)의원이 맡았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독자영역 구축이라는 실험이 위기에 직면한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게다가 개혁모임으로선 또하나의 새로운 변수에 대비해야 한다.민주당은 현재 김근태(金槿泰)통일시대국민회의 의장등 재야와의 통합을 추진중이다.개혁모 임은 이래저래 어렵게 됐다.
〈朴承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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