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단상>노후대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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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올해도 노부모 봉양이나 재산분배를 놓고 부모.자식간에 이런 저런 갈등을 빚는 일들이 끊이지 않는다.이런 일들을 보고 들을때 어쩔 수 없이 떠올리게 되는 것이 자신의 노후(老後)문제다.한 때는 자식농사가 곧 노후대책이었다.그러나 세태(世態)가 바뀐지 이미 오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최근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노인중 자녀와 함께 살기를 바라는 노인은 47.2%로 절반을 밑돈다.
「따로 사는 것이 편하고 좋아서」가 동거를 원치 않는 가장 큰이유다.지난해 봄 한 보험회사가 서울지역 성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노후를 자식에게 의존하겠다는 사람은 1백명중 1명꼴에 불과했다.「홀로서기」가 추세임이 명확하다.결국 앞으론부모.자식간에도「홀로서기」를 전제로 경제적 부양에 서로 한계를지을 수밖엔 없겠다는 얘기다.그 런데 이런 한계 짓기의 기준이없어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두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자신의 노후대책과 관련,최근 일본의 경제지 日經비즈니스가「깨끗한 노후」라는 특집기사에서 제언한 네가지 수칙.
첫째,정년(停年)까지는 집을 갖고 집마련에 든 부채는 다 갚아라.둘째,60세까지는 최소한 2천만엔의 자금을 마련해 놓고 이 돈은 적어도 65세가 넘은 뒤에나 허물어 써라.셋째,만일의경우에는 고정자산을 처분해 스스로를 위해 사용하 라.넷째 국가나 자식에게 기대겠다는 생각을 말고 노후의 생활설계는 스스로 세워라. 이렇게 자신을 위해 쓸 몫을 따로 챙기려다보면 부모.
자식간에 뭔가 숨기고 산다는,어째 찜찜한 기분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두번째 우리 청소년층의 생각.최근 국민경제교육연구소가 전국 중.고등학생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바에따르면 조사대상의 74%가 부모의 부양책임은 고등학교(37.4%) 또는 대학(36.6%)을 졸업할 때까지라 답 했다.결혼할때까지란 답은 11%에 그쳤고,「유산 안물려주기운동」에 대해서도 50.5%가 매우 또는 대체로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물론 이상과 현실에는 항상 거리가 있는 법이란 점을 밑에 깔고해석할 문제이긴 해도 말이다.
〈논 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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