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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日 미술系 지진대책 부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효고(兵庫)縣 남부 지진이 일어난지 한달이 되어가면서 엄청난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속속 밝혀지는 가운데 미술품도 상당한 피해를 본 것으로 밝혀져 일본의 각종 미술관.박물관들이 새삼 지진대책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근착 아사히신문이 조사한 효고현 남부 지진으로 피해를 본 미술품수는 3천여점.
고베(神戶)인근에 있는 교토 대덕사(大德寺)의 국보지정 토담이 무너진 것을 비롯해 광륭사(光隆寺)의 13층탑 꼭대기 보주가 굴러떨어져 깨졌고 효고현 엔바중국근대미술관에서는 중국제 도자기 약 3천점가량이 파손됐다.
고토시에서 순회전시중이던 일본 『일전(日展)』에 출품된 조각품 한점도 대좌위에서 굴러떨어져 파손되는 피해를 보았다.
개인소장가로서는 지난 90년 한국인 고미술상에게 소장도자기를도난당했다 한국문화재관리국의 도움으로 되돌려받았던 히가사 겐이치(日笠健一.86)는 자신의 거실에 진열해둔 중요도자기 3점이박살나는 피해를 당했다.
고토대지진 피해로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키는 부분은 해외에서 대여해온 미술품.
오사카(大阪)이테미즈(出光)미술관은 스위스의 바워 컬렉션으로부터 대여와 전시중이던 세계적 유명 도자기 4점이 파손돼 수복불능이라는 판정을 받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특히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외소장가들이 지진이 빈발하는 일본에 작품대여를 꺼리는 움직임이 일고 있어 일본미술계를 긴장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나고야(名古屋)시는 미국 보스턴미술관소장품을 가져와 98년 나고야 보스턴미술관을 개관할 계획에 차질이 올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사히신문 인터뷰에 응한 도쿄(東京)의 한 미술관장은 『그런 대지진이 일어나면 하늘에 운을 맡길 수밖에 없다』면서도도쿄의 각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수장고와 진열시설을 재점검하며 내진설비를 도입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尹哲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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