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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단상>컴퓨터 國富論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6면

퍼스널 컴퓨터(PC)가 작년에 처음으로 TV보다 많이 팔렸다해서 미국에서 화제다.「디지털 혁명」은 2000년까지 PC 가격을 자전거 한대 값 수준으로 떨어뜨릴 전망이라고 한다.컴퓨터에 까막눈(文盲)인 기성세대들의 무력화(無力化)가 갈수록 심각한 문제로 제기된다.
전체 가정의 35%가 컴퓨터를 보유한 미국도 30세이상 대다수는 컴퓨터문맹이다.기성세대의 컴퓨터사용은 워드 프로세싱과 간단한 계산 그리고 비즈니스에 부분적 응용이 고작이다.반면 신세대들은 학교숙제는 물론,게임.오락.컴퓨터통신.데이 트상대찾기까지「정보고속도로」를 가위 질주한다.이들의「놀이공간」인 사이버스페이스(cyberspace)는 국경도,지리적 거리도 없다.
숫자화된 정보들이 빛의 속도로 오간다.이역만리의 대화상대가 바로 이들의「이웃」이다.인터넷(세계컴퓨터통신망)미국 가입자의 평균연령은 23세다.갈수록 낮아지고있다.「디지털세계」에서 기성세대들의 소외는 새로운 빈부론(貧富論)을 낳는다.
정보통신이 부(富)를 창출하는 시대에 기성의 컴퓨터문맹세대는곧「못가진자」(have-nots)로 전락한다.
지금까지 돈을 버는 능력과 지능지수(IQ)는 별개로 인식돼왔다.앞으로는 IQ가 아닌 IT(Information Technology)를 통해「머리좋은 부자」와「머리나쁜 가난뱅이」로 나눠지고,그 격차는 갈수록 커진다는 예언들이다.
국가의 부(富)또한 예외가 아니다.세계첨단을 걷는 MIT미디어연구실 창설자이자 실장인 니콜라스 네그로폰트의 문제제기다.독일과 멕시코는 인구가 거의 같다.그러나 독일은 전체인구의 절반이상이 40세이상인 반면 멕시코는 절반이상이 20 세미만이다.
컴퓨터가 자전거수준으로 보편화될 때 누가 더 많은 국부(國富)를 창조해 낼 것인가.휴대폰이 그 한 예다.
태국의 국민 한 사람당 휴대폰 수는 미국을 능가했다.글로벌 무역체제로 새 기술은 급속히 확산되고있다.지금까지 개발도상국들의 성장을 막아온 주요장애는 사회기반설비의 결핍이었다.휴대폰 기술은 전화선을 땅에 까는 기반설비 단계를 생략시 켰다.「신흥호랑이그룹」들의 급속한 성장은 이들 요인에 크게 힘입고 있다.
미국정가 돌풍의 주역 깅그리치 하원의장이 전국의 빈민가정에 랩 탑 컴퓨터를 사도록 권유해「굶어 죽어가는 사람에게 케이크를사라는 얘기냐」는 항변을 몰아왔다.
그의 취지 역시「컴퓨터 국부론」이었다.30세이상 한국의 기성컴퓨터문맹 세대들에게도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
〈本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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