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關門-국경 길목에 설치한 나라를 지키는 대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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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관(關)은 문(門)과 실(絲)의 결합으로 문을 잠그기 위해 빗장을 걸치고 실로 묶어 둔 모습이다.따라서 본 뜻은 문을 단단히 잠근 「빗장」이 되겠다.
도둑을 막기 위해서는 대문을 걸어 잠거야 하듯 적을 막기 위해서는 길목을 잠거야 했다.
그래서 關은 나라를 지키는 대문이라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중국의 경우 대체로 국경지방의 길목 험한 곳에다 설치해 두곤 했다.국경의 요새인 셈이다.
물론 양국간의 무역도 關을 통해 이루어지곤 했다.이때 출입하는 화물에 일정한 세금을 부과했는데 그것이 관세(關稅)다.
또 전쟁을 벌일 때 먼저 상대방의 關부터 쳤는데 몹시 공략하기 힘들었으므로 난관(難關)이라고 했다.물론 난관만 돌파하면 쉽게 정복할 수 있었다.
우리 나라에도 關이 있다.문경 새재(鳥嶺)에는 3개의 관이 있고 각 관마다 문을 달고 빗장을 쳐 놓았는데 그것이 關門이다.곧 關門은 본디 환영.개방의 뜻보다는 거절.폐쇄의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지금 관문은 개방의 통로 역할을 한다.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청나라 말기 서세동점(西勢東漸)에 따라 중국도 문을 열지 않을 수 없었다.그것은 주로 바다로부터 시작되었다.그래서 이를 해관(海關)이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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