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모래시계" 실감영상 사연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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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모래시계』의 열기는 혹한 속에서도 식을줄 모른다.
촬영기간만 1년이 넘는 치밀한 준비가 있었기에 산출되는 파괴력도 컸고 반향이 큰 만큼 제작현장에는 탈도 많고 사연도 많았다.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단지 몇초에 불과한 장면도 그것이 브라운관을 통해 방송되기까지는 스태프들의 많은 고통과 연기자들의열정이 담겨있었던 것이다.
대학시절 우석(박상원扮)과 혜린(고현정扮)이 구내식당에서 라면을 먹는 장면의 동시녹음을 위해 오디오맨은 마이크를 들고 2시간 동안이나 기둥에 매달려 있어야 했다.
극 전개상 그다지 중요한 장면도 아니었기 때문에 카메라에 잡히지않는 측면에서 마이크를 들고 서있을수도 있었지만 보다 완벽한 카메라 앵글을 잡기위한 욕심은 그것을 허용치않았다.
삼청교육대 훈련 장면에서는 기합을 받는 장면의 실감나는 촬영을 위해 수련생역을 맡은 엑스트라들이「팔자에 없는」목봉체조와 낮은 포복,업드려뻗쳐등을 10시간여동안이나 반복해『못해먹겠다』는 불만이 터져나와 스태프들이 달래느라 애를 먹기 도했다.
지난해 8월의 불볕 더위 속에서 진행된 광주민주화운동 촬영에는 분장사들의 갖은 노력에도 비오듯 흘러내리는 땀방울로 연기자들의 분장이 지워져 분장사들이 지쳐 나가떨어질 정도.또 시대적배경을 재현하기위해 어렵게 구한 금쪽 같은 고물 크라운자동차가촬영장소를 옮기던 도중 트럭에게 들이받히는 사고가 발생,제작진들을 십년감수하게 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꽉 짜인 촬영스케줄에 연기자들도 녹초가 돼 최민수는 잠시라도 틈만 나면 땅바닥이고 뭐고 드러누웠고 고현정 역시 앉아서도 서서도 잠을 잘 수 있는 달인이 될 지경이됐다고 푸념하기도했다.
李勳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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