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기상이야기>春氣 첫조짐 보이는설날 歲酒는 차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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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31일은 추석과 함께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날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2천만명이 넘는 인파가 고향을 찾아가는 민족대이동이 시작됐는데 이때 귀성객들의 최대관심사중 하나는 일기예보다. 악천후로 인한 최악의 교통체증현상이 빚어지면 고향가는길이 그야말로 고통길이 되고 모처럼의 즐거운 휴일도 망치기 때문이다.
요즘은 귀성행렬 때문에 날씨가 관심사지만 우리선조들은 농경문화의 특수성 때문에 설날에 의미를 부여했다.
설날을 한해의 처음으로 잡은것은 이날 춘기가 첫 조짐을 보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설날 아침 설 음식에 곁들여 마시는 세주는 추운 겨울을 벗어나 농사를 시작하는 봄을 빨리 맞으려는 의도에서 차게 마셨다.
또 설을 맞이한후 첫 용의 날인 上辰日에는 물을 소중히 여겨 남에게 물을 주지 않았는데 이는 이때 물을주면 1년이농사지을 물이 부족해서 풍작이 어렵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육당 최남선은 저서 "조선상식문답"에서 설의 어원을 섧다로 풀이,설날은 슬픈듯 근신.자중해 삼가는 날이라고 했다.
즉 1년의 운이 결정된다고 믿은 초하룻날 경거망동을 하지말고탈없이 근신하라는 의미라는것.
이번 설에는 고향가는 들뜬 마음에 서두르지 말고 안전운전을하면서 조용한 설연휴를 즐기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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