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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 얼굴, 정부 모양 뚜렷해질 이번 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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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호 13면

대통령 당선자의 신년 기자회견은 5년의 나침반이다. 대선 승리의 흥분을 가라앉히고 새 정부를 이끌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체감하면서 처음으로 정국 운영 구상을 밝히는 자리다. 여기서 나온 얘기는 임기 내내 당선자 자신과 그 주변 사람들의 생각을 지배할 가능성이 크다.

5년 전 노무현 당선자의 신년회견은 정부 중앙청사 별관에 있던 대통령직 인수위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 형식으로 열렸다. 이날 노 당선자는 미국의 대북 봉쇄정책에 대해 “효과가 있는 수단인지에 대해서 회의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ㆍ미ㆍ일 공조를 거론할 땐 “미국이 일방적으로 발표하고 한국이 일방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충분히 함께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북아 균형자론’과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로 상징되는 노무현 정부의 외교ㆍ안보 정책은 이 테두리를 벗어나지 않은 것 같다.

5년을 더 거슬러 올라가면 김대중 당선자의 ‘국민과의 TV대화’가 있다. 외환위기 속에서 정권을 넘겨받아야 했던 김 당선자는 “국민들을 비참하게 만들어놓은 책임자들을 추궁도 안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못박았다. ‘IMF 환란 청문회’가 이어졌다.

이명박 당선인의 신년 기자회견이 14일 열린다. 지난달 27일 인수위 간판이 걸린 이후 이 당선인의 한마디가 나올 때마다 사방이 출렁였다. “일본에 감탄하는 것이 대장성 개혁”이라고 한 인수위 시무식(1일) 발언이 대표적 사례다. 청와대ㆍ총리실을 비롯한 정부 조직 개편을 놓고 여러 가지 설이 돌면서 정부 부처 공무원들은 전전긍긍했다. 여성부ㆍ정보통신부를 포함한 여러 부처가 생사의 기로에서 마음 졸였다.

이 당선인이 밝힐 ‘정부 구조조정’의 원칙이 논란을 어느 정도 잦아들게 할까. 실무형ㆍ지역안배형ㆍ정치형이 번갈아 거론된 총리의 얼굴도 이번 주 안에 뚜렷해질 전망이다.

▶지난 주

7일 재경부, 인수위 업무보고=산업은행 민영화 방안 추진하기로
8일 문화관광부ㆍ국방부, 인수위 업무보고=신문법 폐지ㆍ대체입법 추진, 전작권 전환시기 재검토하기로
9일 이명박 당선인, 금융사 대표들과 간담회
10일 대통합민주신당 대표로 손학규 전 경기지사 선출
11일 이 당선인, 4개국 파견 특사 면담, 국방부 방문

▶이번 주

13~16일 이 당선인의 러시아·일본·중국 특사단 출발
13일 인수위, 이 당선인에 국정과제 보고회
14일 이 당선인, 신년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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