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통령 망월동묘지 참배 좌절에 청와대 분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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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광주 망월동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묘역 참배계획이 또다시 무산됐다.金대통령은 27일오전 광주.전남지역 연두순시차 광주로 내려간 길에 망월동 묘역을 찾으려 했으나 광주.전남지역 총학생회연합(南總聯)의 참배저 지 시위계획때문에 이날아침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이로써 지난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이 발생한 지 15년만에 현직 대통령의 망월동 묘역 참배계획이 성사 일보전에서 다시 무너진 것이다.
金대통령은 야당지도자로서 군사정권에 의해 연금돼있던 지난83년 광주민주화운동과 관련해 23일간 항의단식을 한 뒤 민주산악회 광주.전남지부 결성차 광주로 내려가 망월동 묘역에 참배했었다.그때부터 일곱차례 망월동 묘역을 참배했다.청와 대 관계자들은 이런 사실을 들어 金대통령의 망월동 묘역 참배가 무산된데 대해 실망감과 함께『이럴 수가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광주시 및 전남도 관계자들은 물론 광주 희생자단체들도 이런 학생들의 태도에 유감을 보였다.5.18 기념재단과 5.18 광주민중항쟁연합을 비롯한 단체들은『대통령의 참배가 억울한 희생자들의 영령을 위로하고 국가차원에서 예우를 받는 명 예회복의 공식적 출발점』이라는 입장을 보였었다.
이들 단체가 金대통령의 광주방문에 맞춰 망월동 묘역까지 안내하겠다는 통보까지 해왔다는 것이다.대통령의 참배는 묘역의 성역화는 물론 검찰이 수사중인 5.18사건의 처리과정에서 획기적 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도 했다.
그러나 남총련은 현정권이 12.12 쿠데타의 주역들에게 기소유예처분을 내려 5.18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길을 막았다면서 물리적 저지의사를 보였다.
金대통령이 망월동묘역을 참배했더라면 현직 대통령이 참배하는 묘역이 국립묘지와 수유리 4.19묘역과 함께 세곳으로 늘어났을것이다.망월동 묘역이 공식적인 성역(聖域)으로 등록됐을 것이란얘기다. 문민정부의 대통령이 갈 수 없는 묘역이 있다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
〈金斗宇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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