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에서>匠人 정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7면

언젠가 일본출장중 도쿄(東京)의 한 음식점에서 주방장과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그는 명문대학 법학과를 졸업했고 그 음식업은 선대로부터 열번째로 물려받은 가업(家業)이라고 했다.
예전에 자기 선친이 만든 음식과 맛에 비해 거의 달라진 것이없으며 가지수가 몇가지 늘어 났고 모양이 요즘 감각에 어울리게개발됐으며 경영방식이 현대적으로 바뀐것 뿐이라고 자랑스럽게 이야기했다.
일본 사람들이 가업계승을 영광으로 알고 있는 것은 역사적 인물의 한 사람인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가 창안한 천하제일사상(天下第一思想)의 영향이라고 한다.
도요토미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서 하극상(下剋上)으로 막부가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의 비리를 감추고 하극상의 풍조를 막기 위해 신분에 관계없이 하나의 분야에서 특별히 일예일능(一藝一能)에 뛰어난 사람은 사회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을수 있도록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도 최근에는 세계 최고요,동양 최고라는 것이 많이 있다.어쩐일인지 이런 내용에 접할 때면 혹시 겉모양만 크고 내실이 없는 모양 갖추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본다.
연면(連綿)히 계승돼야할 고려청자도 그 제법이 단절되었다.조선시대의 백자도 대물림으로 더욱 기술을 발전시켜 세계 최고의 것으로 만들어 내야 하나 그렇지 못하다.
이제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했다.자동차.TV등은 세계사람들이 같이 사용하는 공동상품이다.그러므로 일류화 제품,세계 최초의 제품을 만들어 내야 경쟁력을 갖출수 있다.
경쟁력은 모양 갖추기보다는 내실을 중시하는 투철한 장인정신(匠人情神)을 갖고 개개인의 성의가 깃들어 있는 질높은 노동으로써 창출될수 있다.
자신의 직업에 충실하고 자신의 기예(技藝)에 신명을 바치는 의식구조가 우리 사회에도 널리 퍼져야 할것으로 본다.
〈寶星중전기사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