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신보수주의 횃불 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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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左>가 10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자유신당(가칭) 창당발기인 대회에 참석해 박수를 치고 있다. (오른쪽부터)강삼재 창당준비위원장, 김혁규 전 경남지사, 심대평 국민중심당 대표. [사진=강정현 기자]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자유신당(가칭)’ 발기인 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창당 작업에 나섰다.

이 전 총재는 인사말에서 “오늘 신(新)보수주의의 횃불을 들었다”며 “정권을 잡은 보수 정당인 한나라당과 자유신당이 선의의 경쟁을 하고 보완 세력이 돼야 나라가 발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어진 기자회견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에 대해 “분노까지 느꼈던 정책 방향을 고치고 있어 긍정적이긴 하지만 부적절한 부분도 있다”며 “협력할 것은 협력하되 반대할 것은 확실히 반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엔 최근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설이 나도는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도 발기인으로 참여했다. 자유신당 측은 ‘심대평 총리설’이 흘러나오자 당의 지역 기반인 충청권이 흔들릴 수 있다며 바짝 긴장하는 눈치였다. 그래서인지 이날 ‘집안 단속’을 확실히 하려는 듯 심 대표에 대한 ‘구애’ 발언이 이어졌다.

사회를 맡은 최한수(건국대) 교수는 심 대표를 소개하며 “오만한 차기 집권 세력의 짝사랑을 단호히 거부하신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이 전 총재도 “(자유신당 창당은) 대선에서 후보를 포기하면서 연대하고 신보수운동에 뜻을 모아 준 심대평 대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거들었다.

심 대표는 이에 대해 “자유신당에 동참하는 국민중심당 전체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고 화답하고 “국중당과 자유신당 패를 가르지 않았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발표된 210명의 발기인 명단엔 이 전 총재와 김혁규 전 경남지사, 곽성문 의원, 탤런트 김성민씨와 삼성 라이온즈 김재걸 선수, 101세의 박순덕 할머니 등이 포함됐다.

자유신당은 11일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우고 시·도당 창당 작업에 들어간다. 다음달 1일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창당준비위원장으로 선출된 강삼재 전 한나라당 부총재는 “야당 중 최고가 되고 싶다. 깜짝 놀랄 정도의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정강현 기자 ,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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