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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시리아에 로큰롤 바람 거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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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현란한 조명과 함께 지방 록밴드인 「저니」가 척 베리의 애창곡을 연주하기 시작한다.블루진과 미니스커트를 입은 청중들은 통로에서 춤을 추거나 보컬리스트인 바셀 하그 요세프의 노래를 따라 부른다.『로큰롤음악을 듣게만 해 줘요,나와 춤 추고 싶다면….』 베이스주자인 살리 알 슈레이크(21)양이 지난해 10월이곳 러시아문화센터에서 가진 데뷔무대에는 열광적인 청중들이 몰려들었다.
이웃나라 수도인 테헤란과 바그다드에서는 퇴폐적인 서구문화의 상징으로 경멸되는 로큰롤이 하페즈 알 아사드가 권위주의 통치를하는 시리아에서는 울리고 있는 것이다.
열광적인 록 콘서트가 아랍민족주의의 요람인 시리아에서 연주될수 있는 것은 문화적인 분위기가 다소 완화됐기 때문이다.
다마스커스 라디오쇼에서는 급격한 물가상승에 분노를 나타내는 청취자들의 거침없는 표현들이 터져 나온다.그렇더라도 시리아에서로큰롤이 쉬운 것은 아니다.음악내용은 정치와 무관한 것으로 엄격히 한정된다.정부를 비판했다가는 감옥에 가기 십상이다.
『우리 음악에는 정치적인 것은 아무것도 담을 수 없습니다.』알 슈레이크 그룹의 기타리스트인 사메르 아크비크의 말이다.
정부의 허가에도 불구하고 시리아의 로커들은 서구의 록스타들 같은 인기와 부를 누리지 못한다.그룹 「저니」는 콘서트 한 번에 단돈 2백달러를 번다.반면에 좋은 드럼 한 세트는 이곳에서3천달러나 한다.그래서 록음악인들은 값비싼 연주 기재를 서로 빌리기도 하고 다른 직업을 갖거나 개인교습으로 생계를 꾸리기도한다.미국의 기준에서 보면 시리아의 록분위기는 단조롭다.대부분의 음악인들이 그저 음악이 좋아서 연주하는 아마추어들이다.그렇지만 기타리스트 아크람에게 음악은 전부다.『음악에 관해 나와 공감한다면 화성에서 왔더라도 상관없다.이스라엘인인들 무슨 상관인가.다같은 인간으로서 감정을 나눌 수 있다면 거기서 평화가 싹틀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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